내일부터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9월 세계 무대 2연속 우승으로 자신감
이해인
이해인은 한국 피겨사를 다시 쓰고 있는 ‘김연아 키즈’ 중 한 명이다. 지난 9월 초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197.6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같은 달 말 6차 대회에서도 203.40점으로 우승해 6명이 출전하는 파이널 티켓을 거머쥐었다. 앞서 올해 3월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출전했을 때는 8위에 올라 6위를 차지한 유영(15·과천중)에 밀렸으나 그랑프리를 치르며 차세대 간판으로 우뚝 선 것이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2연속 우승을 차지한 건 2005년 김연아(29·은퇴) 이후 14년 만이었다. 특히 이해인은 김연아보다 한 살 어린 나이에 그랑프리 정상에 올라 더욱 주목받았다. 이해인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 트리플 악셀(3.5회전) 등 고난도 기술을 장착하진 않았지만, 정신력이 강하고 기복이 적고 연기력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해인이 이번 주니어 파이널에서 메달을 따내면 한국 여자 선수로는 김연아 이후 처음이 된다. 김연아는 2004~05시즌 주니어 파이널에 처음 출전해 준우승한 뒤 2005~06시즌에는 정상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지난 시즌 김예림(16·수리고)이 한국 여자 선수로는 김연아 이후 12년 만에 처음 파이널 무대에 도전했지만 최하위인 6위에 그친 바 있다. 남자 선수 중에는 차준환(18·휘문고)이 사상 처음으로 2016~17시즌 주니어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해인은 이번 시즌 개인 최고점으로는 파이널 출전 선수 6명 중 4위다. 9월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221.95점의 높은 점수로 우승한 ‘신동’ 카밀라 발리예바(13)가 강력한 우승 후보다. 당시 발리예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점프를 두 차례나 클린 처리하며 어린 나이임에도 차원이 다른 솜씨를 뽐냈다. 크세니아 시니치나(215.58점)와 미국의 알리사 리우(208.10점)도 시즌 최고점이 높지만 이해인이 따라 잡지 못할 정도의 기량차는 아니라는 평가다.
한편,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도 함께 열리지만 이번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없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9-12-05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