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이대호 롯데-LG 전 끝으로 은퇴
팬들에게 “우승 못 하고 가는 저는 죄인”
“치킨에 맥주 들고 팬으로 사직 오겠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식에서, 울고 있는 이대호를 아내가 달래주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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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94㎝에 몸무게 130㎏. 어지간한 씨름선수보다 큰 사내가 2만3000여명이 관중 앞에서 펑펑 울었다. ‘조선의 4번 타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다.
지난 8일 롯데와 LG 트윈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 후 진행된 이대호의 은퇴식 겸 영구 결번식은 눈물과 축제의 시간이었다. 2001년 데뷔 이후 22년 동안 활약한 이대호를 떠나보내기 아쉬운 팬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대호는 “우승을 못 하고 가서 죄인이 된 것 같다”며 팬들에게 감사와 미안함을 거듭 밝혔다. 또 “남들처럼 여름방학 때 해운대에 못 데려가는 못난 아빠를 위해 늘 웃는 얼굴 보여준 예서(딸)와 예준(아들), ‘독박 육아’라는 말도 모자란 아내에게 고맙다”며 가족에 대한 애틋함도 드러냈다. 그는 팬들에게 “롯데 선수에서 롯데 팬으로 돌아간다”며 “아이들과 함께 치킨과 맥주를 손에 들고 사직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의 은퇴식에서 이대호가 8회 투수로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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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 뒤에는 이대호의 등장곡인 ‘오리 날다’를 부른 체리 필터가 사직구장을 콘서트장으로 만들었고, 롯데 선수단은 어마어마한 덩치의 선배를 하늘 높이 헹가래쳤다. 영구결번이 된 ‘거인의 심장’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은 ‘거인의 정신’ 최동원의 11번과 함께 사직구장을 걸리게 됐다.
이대호는 말 그대로 ‘조선의 4번 타자’다. 특히 그가 사람들의 머리 속 깊이 박히게 된 것은 2010년이다. 그해 이대호는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부문을 석권하며 타격 7관왕에 올랐다. 올 시즌 미친 타격감을 보여준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도 미치지 못 한 기록이다. 이대호는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세계 기록도 갖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8일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열린 시구 행사를 마친 후 아들, 딸과 함께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2022.10.8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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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구단이 최고 대우를 약속했지만, 이대호는 꿈을 찾아 2016년 미국으로 떠났다. 시애틀에서 뛴 1년 동안 플래툰 시스템(선발투수 유형에 따른 타선 교체)으로 기회가 적었지만 타율 0.253, 14홈런, 49타점이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식에서, 롯데 선수들이 이대호를 헹가래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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