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6위 오리온과의 승차 1.5로 줄이며 6강 희망
‘이왕이면 앉아 갈 확률이 높은 서울 지하철 2호선이 좋은데…’서울 시민들 사이에는 ‘앉아서 갈 확률’이 1호선이 2호선보다 낫다는 믿음이 있다. 프로농구에서도 이맘때면 늘 1호선과 2호선 얘기가 나온다. 정규리그 3위와 6위가 6강 플레이오프를 벌이고 승자가 1위와 붙으며, 4위와 6위의 6강전 승자가 2위와 맞붙는 포스트시즌 일정 때문이다. 그래서 1호선 라인(1-4-5위)보다 조금이라도 더 챔프전에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2호선(2-3-6위)을 타려는, 3위를 차지하려는 세 팀의 순위 경쟁이 정규리그 마지막 엿새를 달구고 있다.
홈 어드밴티지에다 정규리그 전력이 떨어지는 6위와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데다 4강에서 정규리그 1위를 피할 수도 있는 것이 3위 자리이기 때문에 늘 이 줄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런데 올 시즌은 특히나 현대모비스의 기세가 워낙 좋기 때문에 정규 1위를 피하고 싶은 코칭 스태프들의 마음이 더 절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 만만한 전자랜드와 4강에서 맞붙어 챔피언결정전에 나가고 싶은 것이 솔직한 속내일 것이다.
어느날의 서울 지하철 2호선 객차(위)의 한가한 모습과 1호선 플랫폼의 복잡한 모습을 극단적으로 비교해봤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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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역시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16일 전자랜드, 다음날 KCC, 19일 DB와 경기를 남기고 있다. 2위를 확정한 전자랜드가 창원 원정에서 전력을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큰 데다 19일 상대인 7위 DB도 그때까지 6강 희망이 살아있어야만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는 17일 KCC에 17점 이하로만 지면 KCC와 동률로 시즌을 마쳐도 상위에 오른다.
KCC는 15일 kt, 이틀 뒤 LG를 누르면 3위를 확정한 상태에서 느긋하게 19일 전자랜드와 맞붙을 수 있다. 는다. kt를 누른 뒤 LG마저 발 아래 두면 동률로 정규리그를 마치면 상대 전적 3승3패를 이뤄 골 득실을 따져야 한다.
5위 kt도 3위 희망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기고 LG가 1승2패, KCC가 2승 1패를 하면 29승으로 세 팀 모두 동률이 되는데 상대 전적이 가장 앞서는 kt가 3위를 차지한다.
한편 KGC인삼공사는 이날 경기 안양체육관으로 불러 들인 DB를 84-63으로 꺾고 2연승에 성공했다. DB(23승29패)를 제치고 7위로 올라선 인삼공사(23승28패)는 6위 오리온(25승27패)과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히면서 6강 희망을 살렸다.
인삼공사가 남은 세 경기를 다 이겨도 자력으로는 6위 진입이 불가능하지만 두 경기를 남겨둔 오리온이 모두 패하거나 DB가 한 경기라도 패하면 인삼공사에도 희망이 있다. 인삼공사는 16일 오리온, 17일 삼성, 19일 SK와 홈 3연승을 남겨뒀다. DB도 PO 진출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DB는 16일 현대모비스, 19일 LG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경쟁 팀들의 패배를 기다려야 한다.
인천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전자랜드를 103-92로 눌러 홈 18연승을 저지했다. 전자랜드는 123일 만에 안방 패배를 맛보며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온 홈 최다 연승 행진을 17연승에서 아쉽게 멈춰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