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눈물 흘린 최경선·김도연 “이 대회만 보고 견뎠는데…”

[아시안게임] 눈물 흘린 최경선·김도연 “이 대회만 보고 견뎠는데…”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8-26 13:44
업데이트 2018-08-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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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선 4위, 김도연 6위…피니시 라인에서 진하게 포옹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언니 최경선(26·제천시청)은 동생 김도연(25·K-water)이 도착하자 진하게 포옹했다.

덥고 습한 날씨에 역주를 펼친 둘은 서로를 껴안고 펑펑 울었다.

기대했던 메달은 나오지 않았지만, 두 여자 마라토너의 역주와 눈물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

최경선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을 출발해 자카르타 시내를 돌고 다시 주 경기장에 도착하는 42.195㎞ 풀 코스를 2시간 37분 49초에 완주했다.

3위 김혜성(북한, 2시간 37분 20초)에 29초 늦어 메달을 걸지 못했다.

한국 기록(2시간 25분 41초) 보유자 김도연은 2시간 39분 28초로 6위에 올랐다.

2시간 30분을 넘게 달리고, 2시간 가까이 도핑 테스트를 받은 둘은 믹스트존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잠시 웃었다.

그러나 훈련 과정과 아시안게임 결과를 떠올리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35㎞ 지점까지 치열한 2위 싸움을 한 최경선은 “사실 내가 2위 싸움을 하는 것에 놀랐다. 나가미 게이코(일본, 2시간 36분 27초, 2위)가 35㎞ 지점을 지난 뒤에도 치고 나가지 못해서 내가 먼저 승부를 걸었다. 그런데 조금 서둘렀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도연도 “25㎞ 지점에서 로즈 첼리모(바레인, 2시간 34분 51초, 1위)가 속도를 내서 나도 따라붙으려 했다. 메달 싸움을 하려면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그런데 내가 먼저 속도가 떨어졌다”고 마음처럼 되지 않은 레이스 운영을 곱씹었다.

훈련 과정을 떠올리면 다시 눈물이 흐른다.

최경선은 “대회 전 두 달 반 정도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함께 고생한 도연이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했다.

고운 눈길로 최경선을 바라보던 김도연도 “전지훈련 때 부상을 계속 당해서 훈련이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 대회만 보고 견뎠는데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경기 당일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 대회 마라톤은 현지 시간 오전 6시에 열렸다. 날은 덥고 습했다.

최경선은 “오전 2시에 밥을 먹었다. 그런데 밥맛은 좋더라”고 웃은 뒤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김도연은 “이런저런 어려움은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내가 부족했다”고 했다.

‘미래’를 생각하며 둘은 다시 힘을 냈다.

김도연은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는데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죄송하다”며 “더 열심히 노력해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겠다. 내가 포기하지 않게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최경선은 “아직 2시간 20분대에 진입하지 못했다. 느려도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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