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땀흘린 트레이닝복 밀어낸 양복… 누가 주인공인가요

[생각나눔] 땀흘린 트레이닝복 밀어낸 양복… 누가 주인공인가요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0-01-15 01:40
수정 2020-01-15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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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감독 대신 정중앙에 회장단… 배구협회가 남긴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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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여자 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여자 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인공은 선수들인데 어째 풍경이 이상하다. 복근 파열에도 진통제를 먹으며 투혼을 발휘한 주장 김연경은 구석에 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가장자리로 밀려났다. 태국에서 3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루고 지난 13일 밤 귀국한 여자배구 대표팀이 인천공항에서 찍은 기념사진이다.

환영행사는 훈훈했다. 배구협회는 선수들에게 포상금 1억원을 준비했다. 꽃다발도 건넸다.

그런데 기념 촬영이 시작되자 협회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였고 배구협회 오한남 회장과 이선구 수석부회장이 자연스럽게 중앙으로 들어왔다. 선수들이 옆으로 밀려나면서 충돌하는 모습이 보였다.

물론 선수들을 지원한 배구협회도 박수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연장자를 예우하는 한국 문화 특성상 사진 찍는 것 갖고 뭐 그리 야박하게 구느냐는 지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은 사진 한 장에 한국 사회 특유의 권위주의와 꼰대문화가 담겨 있는 것 같아 못내 찜찜하다. 만약 선수들을 중앙에 세우고 양복 입은 ‘고위 관계자’들이 가장자리에 섰다면 얼마나 사진이 아름다워 보였을까.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0-01-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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