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꾸준 됐겠다, 결혼도 했겠다, 우승컵 잡겠다

나꾸준 됐겠다, 결혼도 했겠다, 우승컵 잡겠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0-10-14 20:42
업데이트 2020-10-1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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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복’ 오명 뗀 우리카드 나경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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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복
나경복
꾸준함을 갖춘 주전 공격수만큼 무서운 선수는 없다. 반대로 주전 공격수가 기복이 크면 팀도 흔들린다. 잦은 기복 탓에 이름을 빗대 ‘나기복’이란 별명을 얻은 나경복(26·우리카드)이 딱 그랬다.

나경복(198㎝·91kg)에게 2019~20시즌은 잊지 못할 시즌이다. 491점(전체 6위·국내 1위)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 52.92%(4위), 세트당 평균 0.33서브(6위) 등 공격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그동안 고비마다 범실을 저지른 탓에 따라다닌 만년 유망주 꼬리표도 뗐다. ‘나기복’이 아닌 ‘나꾸준’으로 거듭난 나경복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17일 개막하는 2020~21 V리그를 앞두고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만난 나경복은 “그동안 생각이 많아지면 범실도 많아졌고 잘하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안됐다”면서 “지난 시즌엔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했고 잘됐던 느낌을 그대로 가져가며 하다 보니 잘됐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감독님도 기복을 줄이며 꾸준히 해 보자고 하셔서 최대한 기복을 없애려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지만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나경복의 봄배구도 없었다. 구단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올랐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나경복은 “팀이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나갈 기회였는데 기회를 놓쳐 아쉽다”며 “가서 지더라도 경험을 했다는 자체로 큰 도움이 됐을 텐데 못 해 보고 끝나 더 아쉬웠다”고 지난 시즌을 돌이켰다.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성적 면에서 많은 변화를 겪은 나경복은 시즌을 마치고 7월에 유부남이 되며 큰 변화를 맞이했다. 나경복은 “마음의 안정이 되고 훈련 마치고 집에 들어가서도 다 챙겨 준다”며 “몸에 좋다는 건 먼저 알아보고 사 줘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결혼만큼이나 큰 변화는 또 있었다. 시즌을 앞두고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 우리카드가 외국인 선수로 레프트 포지션의 알렉스(29)를 영입하면서 나경복이 라이트로 옮겼다.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익숙하진 않은 자리다. 나경복은 “비시즌 동안 라이트에서 공격하는 부분에 적응하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며 “특히 라이트에서 공격할 때 누워서 때리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고치려 했다”고 말했다.

나경복은 새로운 자리, 달라진 위치에서 첫 우승을 꿈꿨다. 그는 “작년에는 많이 이기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지고 있어도 이길 것 같더라”며 “이번 시즌도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14일 열린 2020~21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각 구단 감독은 1강으로 대한항공을 꼽았다. 또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을 다크호스로 지목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대한항공 1강 체제를 어떻게 잡느냐의 싸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다크호스로 꼽힌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은 “대단한 모험을 걸고 영입했는데 케이타가 타점이 상당히 좋고 공격하겠다는 열의가 엄청나다”고 자랑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새로 한국전력에 합류한 박철우(35)는 “선수라면 당연히 우승이라는 꿈을 갖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이번 시즌에도 우승을 꿈꾸면서 잘 이겨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복은 올 시즌 ‘강한 서브’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0-10-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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