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오카다 ‘닮은꼴’ 감독 이력서

허정무-오카다 ‘닮은꼴’ 감독 이력서

입력 2010-06-15 00:00
수정 2010-06-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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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무색축구’ 비난서 ‘월드컵 첫승’ 권토중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의 사령탑인 허정무(55) 감독과 오카다 다케시(54) 감독의 닮은꼴 이력이 새삼 시선을 끈다.

 허 감독과 오카다 감독은 각각 12일(한국시간)과 15일 조별 예선 1차전에서 각각 그리스와 카메룬을 꺾고 자국 출신 감독으로는 월드컵에서 첫 승리를 안았다.

 8차례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의 첫 승을 이끈 사령탑은 2002 한일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감독이었고 일본도 같은 대회에서 프랑스 출신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이 첫 승리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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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사진 왼쪽)과 오카다 다케시 일본 감독 AP=연합뉴스
허정무 감독(사진 왼쪽)과 오카다 다케시 일본 감독
AP=연합뉴스


 허 감독과 오카다 감독은 한번씩 대표팀 사령탑에 앉았으나 성적이 좋지 못해 권좌에서 물러났고 자신들의 뒤를 이어 외국인 감독이 독점했던 대표팀 사령탑을 되찾아 월드컵 첫 승리의 소원을 풀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허 감독은 1998년 9월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한꺼번에 지휘하며 주목을 받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예선에서 2승1패로 괜찮은 성적을 냈지만 8강 진출에 실패했던 허 감독은 같은 해 아시안컵에서도 준결승에서 주저앉아 지휘봉을 반납했다.

 허 감독의 뒤를 이어 히딩크 감독이 2001년 부임했고 이후 한국은 허 감독이 2007년 12월 다시 권좌를 찾을 때까지 7년간 외국인 지도자에게 대표팀을 맡겼다.

 움베르투 코엘류(2003년.포르투갈),조 본프레레(2004년.네덜란드),딕 아드보카트(2005년.네덜란드),핌 베어벡(2006년.네덜란드) 등이 주인공이었으나 대부분 성적이 신통치 않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오카다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한해 전 열린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가모 슈 일본대표팀 감독이 차범근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 ‘도쿄대첩’에서 패해 사임하자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됐다.

 팀을 추슬러 프랑스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으나 아르헨티나,크로아티아,자메이카에 3연패한 뒤 감독에서 물러났다.그러다 보스니아 출신 이비차 오심 감독이 뇌경색으로 쓰러진 2007년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일본도 2002 한일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자 1998년 월드컵 직후 트루시에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겼고 이후 ‘하얀 펠레’ 지쿠(브라질.2002~2006년)-오심(2006-2007년) 감독을 기용하다 다시 토종 오카다 감독을 택했다.

 팬들의 비난을 이겨내고 꿈을 펼쳤다는 유사점도 있다.

 허 감독은 2008년 초반 평가전에서 골을 넣지 못하자 ‘무색 무취’,‘허무 축구’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들었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정면 돌파했고 해외파와 국내 선수들을 조화롭게 다독여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성과를 이뤄냈다.

 소통과 긍정의 리더십을 발휘,유럽징크스를 깨고 이번 대회에서 2004 유럽선수권대회 우승팀 그리스를 완파하는 데 앞장섰다.

 일본을 4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올려놓은 오카다 감독도 월드컵 직전까지 평가전에서 4패를 당해 퇴진 압박에 시달렸지만 이날 카메룬과 경기에서 원톱으로 기용한 혼다 게이스케가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전략의 승리’라는 찬사를 들으면서 기사회생했다.

 역경을 딛고 대표팀의 중심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허 감독과 오카다 감독이 축구 인생을 건 이번 승부에서 얼마나 큰 과실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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