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전국 곳곳서 거리응원

“졌지만 잘 싸웠다”…전국 곳곳서 거리응원

입력 2010-06-18 00:00
수정 2010-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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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졌지만,아직 16강 희망은 있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태극전사들이 16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아르헨티나전에서 4대 1로 완패했지만,전국에서 200만여명이 넘는 인원이 거리응원에 참가,대표팀에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월드컵 24년 만의 재대결이었던 아르헨티나전 초반 박주영의 자책골과 이과인의 연속골로 2대 0으로 뒤졌지만,전국 붉은 악마들의 응원은 오히려 열기를 더했다.

 전반 마지막 이청용 선수의 재치있는 만회골이 터졌을 땐 전국의 ‘12번째 태극전사’들은 골을 터뜨린 ‘이청용’의 이름과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쳐댔다.

 이날 거리응원엔 해운대해수욕장 7만명 등 부산 14개소 40만명을 포함해 인천 6만5천명,경기도 30만명,대구.경북 20만명,대전.충남권 15만여명,전북 5만명 등 전국에서 200만명 이상이 몰려 지난 그리스전보다 한층 응원열기가 힘찼다.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는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전광판 아래로 길이 50m의 대형 태극기를 관중들이 힘을 합쳐 밀어올려 장관을 이뤘다.

 또 우리 국토의 최동단 독도에서도 경계근무 등에 투입되지 않는 독도경비대원과 독도 항로표지근무소(등대) 근무요원 등 40여명이 막사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대구시 남구 관음사 대법당에는 500여명의 승려와 신도가 모여 종교를 초월한 응원전을 마련했고 울산 현대중공업에서는 노사가 공동으로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는 등 이색 응원전도 펼쳐졌다.

 이 외에도 극장,공원,공설운동장,해수욕장,식당,술집,찜질방 등 전국의 길거리응원 명소마다 저마다 막대풍선을 준비하고 붉은 티셔츠 등을 갖춰 입은 수천∼수만명이 몰려 16강 진출을 기원했다.

 후반 들어 아르헨티나에 잇따라 골을 내줄 때마다 시민들은 안타까운 탄성을 내질렀지만,후반전 종료 호루라기가 울릴 때까지 붉은 악마들은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응원전을 벌인 김명수(41)씨는 “어차피 힘든 경기가 예상됐었는데 나름대로 태극전사들이 잘 싸웠다.”라며 “아직 한 경기가 남았고 나머지 그리스나 나이지리아보다 우리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무실에서 퇴근을 미룬 채 동료들과 응원을 펼친 회사원 김도형(41.의정부시)씨는 “큰 점수 차로 져서 너무 아쉽지만,다음 경기를 대비한 좋은 예방주사가 됐을 것”이라며 “태극전사들이 다음 나이지리아전에서는 더욱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전남 광양에서 친지들과 경기를 지켜본 기성용 선수의 어머니 남영숙(50)씨는 “우리 선수들이 세계적인 강팀을 맞아 초반에 실점하면서 힘든 경기를 한 것 같다”며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 16강 진출이라는 국민의 소망에 보답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하남의 염기훈 선수 누님댁에서 가족과 함께 응원한 염 선수의 부인 김정민(26)씨는 “2대 1로 뒤지고 있을 때 남편이 골을 넣었으면 경기 흐름이 바뀌었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며 “안 다쳐서 다행이고 나이지리아전에서는 꼭 이겨서 16강에 진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캡틴 박지성의 모교인 수원공고 대강당에는 학생과 주민 600여명이 학교응원단 ‘유니콘스’의 율동에 맞춰 ‘박짱’을 연호했다.

 경기가 끝난 뒤 시민들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일부 팬들은 삼삼오오 모여 응원을 계속했고,승용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다음 경기의 선전을 기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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