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지진도 전쟁도 잊었다”

“칠레, 지진도 전쟁도 잊었다”

입력 2010-06-28 00:00
수정 2010-06-28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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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칠레에는 지진의 아픔을 딛고 정치적 갈등을 치유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27일 보도했다.

 칠레는 H조 조별리그에서 2승1패로 스페인에 이어 2위로 16강에 올랐다.

 지난 16일 조별리그 1차전 온두라스와의 경기는 1962년 자국에서 개최된 월드컵에서 유고슬라비아를 꺾고 3위를 차지한 이래 48년 만의 승리로 기록됐다.

 16강전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브라질과 만나게 돼 있어 8강 진출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번 남아공 월드컵은 칠레 사회에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2월 말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은 500여명의 사망자와 200만명 이상의 이재민,300억달러 넘는 재산 피해를 남겼다.

 또 20년간의 중도좌파 정권이 무너지고 지난 3월 중도우파 정권이 출범하면서 정치.사회적으로 상당 기간 갈등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신속한 지진 피해복구와 대표팀의 월드컵 선전은 칠레 국민을 단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대표팀 훈련장에 등장한 흙투성이의 찢어진 국기는 칠레의 재건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린 것은 물론 대표팀 선수들의 투지를 불태우는 상징이 되고 있다.

 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태평양 연안 도시에서 한 남성이 흙더미에서 찾아낸 이 국기는 대표팀에 기증돼 남아공 현지에서 힘차게 나부끼고 있다.

 칠레 대표팀 선수들은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갈 때마다 이 국기를 바라본다”면서 “이 국기는 칠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우리에게는 다른 어떤 것보다 강한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칠레는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2무1패,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3패를 기록했으며,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16강에 진출했으나 조별 리그에서 3무에 그쳤다.

 칠레 국민은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대표팀이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후회없는 한판승부를 벌여 또한번의 기적을 이뤄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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