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결산> ⑦스타 대이동과 감독들의 무덤

<월드컵결산> ⑦스타 대이동과 감독들의 무덤

입력 2010-07-11 00:00
업데이트 2010-07-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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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겐 축복, 사령탑에겐 무덤’

월드컵 무대는 각국 선수는 물론 사령탑들에게는 ‘신분상승’의 중요한 기회가 된다.

태극전사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네덜란드 무대를 밟고 나서 마침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유에 입문할 수 있었다. 히딩크 감독 역시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면서 국제적 명장으로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

이번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팀의 승승장구로 ‘업그레이드’를 앞둔 행운의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조별리그 탈락으로 대표팀 사령탑에서 내려와야 했던 불운의 감독들이 있다.

△이제는 빅리그다!

이번 대회에서 딱딱한 전차군단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독일식 아트사커’를 앞세워 4강 진출을 일궈낸 독일의 새내기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브레멘)은 빅리그 클럽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뛰어난 돌파력과 정교한 패스를 앞세워 1골3도움의 빼어난 활약을 펼친 외질은 이미 월드컵 직전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강호 아스널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아스널은 바르셀로나 이적설이 떠도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공백을 메울 대체요원으로 일찌감치 외질을 낙점했고, 외질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바 있어 이적 작업이 착착 진행될 전망이다.

최근 영국 언론은 아스널이 외질의 이적료로 브레멘에 2천만 파운드(약 364억원)를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아스널뿐 아니라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첼시, 인터밀란, 유벤투스 등 명문구단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외질의 선택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0년판 신의 손’으로 유명세를 더한 우루과이의 특급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도 네덜란드 무대를 떠나 빅리그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시즌 네덜란드리그 득점왕에 빛나는 수아레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3골을 폭발하며 전세계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한몸에 사로잡았다.

현재 맨유와 바르셀로나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수아레스 역시 네덜란드 언론을 통해 “월드컵 이후 휴가를 다녀오고 나서 이적을 검토하겠다. 아약스도 나를 붙잡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며 이적을 기정사실화했다.

만약 맨유로 이적한다면 16강전에서 패배를 안겨준 한국의 주장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는 재미있는 인연도 이뤄지게 된다.

‘인민 루니’ 정대세 역시 J-리그 무대를 박차고 나와 자신이 꿈꿔온 유럽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 북한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정대세는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체력과 투쟁심을 인정받아 독일 분데스리가 2부팀인 보훔과 계약을 맺고 2012년까지 뛰기로 합의했다.

더불어 북한 대표팀의 수비수 차정혁(압록강)도 스위스 2부 클럽인 FC윌 입단을 앞둔 것으로 알려져 북한 선수들의 국제무대 진출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이밖에 결승에 오른 스페인의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는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정들었던 발렌시아를 떠나 맨시티 유니폼을 입게 된다.

또 아르헨티나의 측면 날개로 활약한 앙헬 디마리아(벤피카)는 이번 시즌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된 조제 무리뉴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게 됐다. 무리뉴 감독은 맨시티의 공격수인 카를로스 테베스의 영입에도 나서도 있는 상태다.

한국에서는 차두리가 프라이부르크를 떠나 새 시즌부터 대표팀 후배인 기성용과 함께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셀틱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고, 안정적인 수비수 조용형(제주)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이적 제의를 받은 상태다.

△이름값 못한 서글픈 명장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가 끝나자 16강 진출에 실패한 사령탑들의 사표가 줄을 이었다.

이 가운데 프랑스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과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명장이라는 이름표에 어울리지 않는 처신과 팀 운영으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쓸쓸하게 퇴장해야만 했다.

우선 도메네크 감독은 조별리그 기간에 선수들이 훈련을 거부하는 최악의 상황을 맛봤다.

자신에게 대들었던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첼시)를 대회 기간에 본국으로 돌려보냈고, 아넬카를 옹호하는 선수들이 훈련을 거부하면서 프랑스는 1무2패의 성적으로 A조 꼴찌에 머물렀다.

유럽 지역예선부터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을 보이며 사퇴 공세에 시달리더니 본선에 와서는 아예 내분에 빠진 팀을 전혀 수습하지 못해 지도력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탈리아의 명장 리피 감독은 독선적인 팀 운영과 세대교체의 실패로 조별리그에서 2무1패의 참담한 성적만 남긴 채 사령탑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또 유로 2004에서 그리스에 깜짝 우승을 안겼던 ‘수비축구의 달인’ 오토 레하겔 감독도 퇴장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도 6년 전 우승 덕에 국민적인 존경을 받았던 레하겔 감독은 한국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0-2로 완패하는 등 5골을 내주면서 ‘수비축구’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며 사임했다.

이밖에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휘봉을 잡았던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레이라 감독도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의 성적으로 아쉽게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사령탑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역대 월드컵 최다 출전(6회) 사령탑인 파레이라 감독은 개막전에서 강호 멕시코와 무승부를 거두고 프랑스를 꺾는 등 선전했지만 우루과이와 멕시코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사상 최초로 개최국을 16강에 올려놓지 못한 감독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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