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가 “임그리워” 심술

코끼리가 “임그리워” 심술

입력 2010-10-01 00:00
수정 2010-10-0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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發情(발정)한 印度産(인도산) 泰山(태산)군, 成年치레하다 별거신세

[선데이서울 73년 6월 3일호 제6권 22호 통권 제 242호]

B=昌慶苑(창경원) 수놈 코끼리 이름이 뭔지나 알아?

D=「미스터」泰山(태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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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부린 泰山君(태산군)
심술부린 泰山君(태산군) 發情(발정) 끝에 암놈에게 공연한 투정을 부리다 끝내 별거령이 내렸다.


B=용케 외고 있군. 泰山(태산)군이 올에 20살이 되었지. 印度(인도)가 고향인 泰山(태산)군이 4월부터 봄바람과 함께 싱숭생숭 들뜨기 시작했어. 코끼리는 사람과 비슷한게 60살까지 살고 20살이 成年(성년)이라는군. 게다가 더 걸작은 사람처럼 코끼리도 성년이 되면 여드름이 난다는 거야.

A=에이, 농담이겠지.

B=아냐, 정말야. 昌慶苑(창경원) 사육 과장 吳昌泳(오창영)씨 얘기인데 코끼리의 여드름은 코하고 얼굴 사이 부분에 까만 점이 송글송글 돋아난다는 거야. 이걸 「무슈」라고 하는데 2~3년 동안 번창하다가 없어진다고 하더군. 泰山(태산)군이 20살로 접어들면서 여드름도 돋기 시작했는데 평소 온순하기 짝이 없던 이 녀석이 요즘 어찌나 난폭한지 금족령이 내려졌어요.

D=암놈이 사정을 몰라 주었던 모양이군.

B=그렇지. 하지만 암놈은 제 할 일을 다 했어요. 이미 한 번 봐주었다는 거야…. 그런데도 泰山(태산)군이 너무 욕심을 부려 집적거리며 자꾸 심술을 부린거지. 상아로 암놈을 들이받고 물을 뿜어 대면서 몹시 거칠게 치근댔다 이거야. 저희끼리 티격태격했으면 그만인데 구경 온 관람객들에게도 흙먼지며 물을 뿜어버려 아주 골탕 먹이곤 했어. 昌慶苑(창경원)사무소에선 할 수 없이 관람객들 세탁비까지 물어 주어야 했지.

泰山(태산)이를 키워온 고참 사육사 朴永達(박영달)옹(68)은 아침에 일어나 넓은 코끼리 운동장을 일일이 물뿌리기가 귀찮아서 얼마 전부터 물을 들이켰다가 뿜어대는 연습을 시켰지.

신통하게도 朴(박)옹이 시키는대로 물을 잘 뿌려서 노인양반 일거리가 하나 줄기는 했는데 그만 이 녀석이 그 솜씨로 오히려 화풀이 물뿜기를 벌인 거야.

며칠 전부터 가운데를 막아 두놈을 별거시키고 차례로 밖에 나와 운동을 시키는데 앞으로 2년동안 계속 泰山(태산)군이 발정을 한다고 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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