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라면 辛라면 아성 허물까

롯데라면 辛라면 아성 허물까

입력 2010-02-04 00:00
업데이트 2010-02-04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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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라면의 포효가 농심의 철옹성에 위협이 될까.’

지난달 30일 전격 출시된 ‘롯데라면’이 농심 등 지배적 사업자에게 긴장감을 안겨준다. 롯데가 유통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탓이다. 롯데마트의 목표는 올해 안에 롯데라면을 롯데계열 유통채널에서 2위에 올려 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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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승부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라면은 롯데마트가 한국야쿠르트에 의뢰해 생산, 롯데 상표로 판매되는 자체브랜드(PB) 제품이다. PB라면으로 치면 지난해 ‘이맛이라면’ 이후 두번째. 하지만 롯데마트의 8200여개 PB상품 중 처음으로 ‘롯데’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만큼 적극적 자신감을 표현하며 라면업계 최강자 농심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구자영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롯데마트 안에서 신라면과 1위 경쟁을 펼칠 주요 상품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탁용규 홍보팀장도 “월 12만~13만개 판매, 월간 매출액 3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롯데라면은 출시 당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백화점에서 판매를 시작한 것은 물론 이달 2일부터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됐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롯데라면(120g)은 5개들이를 2850원에, 신라면(120g)은 5개들이를 292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핵심은 ‘라면 맛이 한국인의 입맛 변화에 얼마나 잘 부합하느냐.’이다. 신라면이 얼큰하고 매운 맛을 특징으로 한다면 롯데라면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내세운다. 최근 맵고 자극적인 음식보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 서구적인 입맛으로의 변화 등에 따른 전략이다.

김태동 롯데마트 인스턴트 MD(상품기획자)는 “기존 라면들의 경우 쇠고기 육개장 맛이 대부분이었다면, 롯데라면은 가쓰오부시, 무즙분말 등을 사용해 시원한 국물을 내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임직원 40여명이 4회에 걸쳐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롯데라면이 최고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1988년 이후 22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신라면(1986년 10월 출시)의 수성도 만만치 않다. 워낙 마니아층이 두터운 데다 입맛은 보수적인 경향이 있기에 쉽사리 변하진 않는다는 시각이 있다. 농심은 롯데라면의 도전장에 대해 아직 관망하는 분위기. 시장점유율 25%인 신라면을 포함,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무려 70% 정도이다. 국내 상위 라면 브랜드 10위권(2008년 집계) 안에 농심 제품이 8개나 포진하고 있다.

●“형제 간 라면전쟁 아니다”

농심 관계자는 “신제품이 나오면 품질과 반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해보기 마련인데 롯데라면도 마찬가지일 뿐”이라면서 “롯데라면이라고 해서 특별히 동요하거나 무시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항간에는 롯데라면의 이름이 롯데공업(농심의 전신)에서 1960년대 중반~1970년대 초반에 만들었던 롯데라면과 같다는 점에서 ‘형제간의 라면 전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신격호(88) 롯데그룹 회장과 신춘호(78) 농심 회장은 형제 사이(5남5녀)로 각각 장남과 3남이다. 이에 대해 양사는 입을 모아 “근거없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10-02-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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