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대박 건설사 환율비상

해외수주 대박 건설사 환율비상

입력 2010-10-05 00:00
업데이트 2010-10-0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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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해외건설 수주에서 ‘대박’을 기록했던 건설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원·달러 환율이 1400~1500원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2008년 말 이후 지난해 초까지 대형 공사를 수주했던 건설사들은 환율이 1120원 대까지 급락하면서 매출액이 급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 건설사들은 신규 수주에도 악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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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491억달러(약 55조 1147억원), 559건에 달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중동(357억달러), 동남아시아(100억달러) 등에서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수주한 덕분이다. 해외 건설 수주 현황을 살펴 보면 최근 2년간 현대건설은 108억 5493만달러, GS건설 122억3211만달러, 삼성엔지니어링이 105억 9704만달러를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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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업이익은 환매 때 환율을 현재 시점의 환율로 미리 고정해 두는 환헤지를 통해 어느 정도 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입찰단가 경쟁력까지 떨어지면서 앞으로의 해외수주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업체들과 중동에서 공격적인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처지에서 원화 강세가 장기화되면 국내 업체들의 수주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극심한 환율변동을 경험해 최근에는 결제통화를 유로나 현지화 등으로 다변화해 영업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원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경우 입찰단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중소 건설사들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대형 건설사들이 여러가지 안전대책을 마련한 것과 달리 환율하락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고, 수주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중소 건설사의 주력 해외수주 공사는 토목과 건설인데, 올해 중소 건설사가 토목 분야에서 거둔 수주 실적은 7억 3756만달러로 전년 동기 10억 2607만달러의 70% 수준에 그쳤다. 건축 분야의 부진은 더욱 심각해 올해 수주 실적 7억 5740만달러로 지난해 수주 실적 13억 6117만달러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해외건설협회 정창구 금융팀장은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아무래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고, 특히 환헤지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중소 건설사들에게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0-10-0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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