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만만디는 편견…쇼핑 땐 콰이콰이(빨리빨리)”

“중국인 만만디는 편견…쇼핑 땐 콰이콰이(빨리빨리)”

입력 2015-06-08 07:22
업데이트 2015-06-08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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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제품정보만 신속히…계산기에 할인액 찍어주면 효과적”

”중국인이 ‘만만디(천천히)’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은 편견입니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쇼핑할 때는 ‘콰이콰이(빨리빨리)’ 성향이 유효합니다”

롯데백화점 서비스혁신팀은 최근 발간한 ‘10시30분 행복이 시작됩니다’라는 책에서 최근 한국 유통가의 ‘큰 손’으로 떠오른 유커들의 쇼핑 특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이에 맞는 서비스 응대 방법을 조언했다. 이 책은 1979년 서울 소공동에 처음 문을 연 롯데백화점이 그동안 축적한 유통서비스 현장 노하우와 따뜻한 서비스 미담들을 담고 있다.

◇ 중국인에 검정 추천 금물…일본인엔 제품체험 기회

이 책은 “글로벌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중국인은 미엔즈(面子), 이른바 ‘체면’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누구나 알고 있는 브랜드를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고 명품을 고를 때도 되도록 브랜드 로고가 큰 상품을 선호한다.

또 대부분 귀국해서 타인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는 점을 고려해 선물용 ‘세트상품’을 먼저 소개하는 것이 좋다.

유커들의 상당수가 단체 관광코스의 하나로 백화점을 들르는만큼 정해진 시간 안에 필요한 품목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제품의 장점을 열거하기보다는 원하는 정보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할인 가격을 안내할 때 계산기에 직접 수치를 찍어 보여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중국인은 ‘죽음을 연상시키는’ 검정을 가장 싫어한다. 호주의 한 카지노는 중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전통적 검은색 셔틀버스의 색깔을 노란색으로 바꿀 정도다. 그런 유커 쇼핑객에게 검은색 상품을 선물용으로 추천하는 일은 피해야한다.

이 책은 “중국인을 옷차림으로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한국인과 달리 중국인은 옷차림에 신경쓰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금융업을 제외하면 청바지·면바지 차림 출근도 자연스럽고 심지어 반바지·티셔츠 차림으로 결혼식에 가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중국인 손님의 옷차림을 보고 지위나 빈부 정도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일본인의 경우 무엇이든 꼼꼼히 따지고 확인한 뒤에야 사는 소비 행태가 몸에 배어있다. 같은 제품을 구매하는데 소요하는 시간도 중국인의 두 배에 이른다.

예를 들어 중국인이 화장품을 살 때 브랜드와 용도 정도를 확인한다면 일본인은 성분과 주의사항까지 체크한다.

이런 일본인에게는 제품 체험의 기회를 최대한 많이 주는 것이 좋다. 화장품은 발라보게 하고, 음식은 맛보게 해야한다.

일본인 관점에서 빠르고 강한 한국인의 목소리는 ‘화난’ 느낌을 주고 상품 선택을 재촉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천천히 설명해야한다.

◇ 20~30대에 과도한 조언 피하고 남성고객엔 최대한 호의

연령대별, 성별 차이를 고려한 서비스도 중요하다.

20~30대 젊은 고객은 경제적 풍요를 바탕으로 비교적 어릴 때부터 소비 주체였기 때문에 자기만족과 개성을 기준으로 스스로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데 익숙하다.

이런 젊은층에게 필요 이상 많은 조언이나 추천을 하는 것은 ‘나에 대해 잘 모르면서 너무 오지랖 넓게 간섭한다’는 인상만 줄 뿐이다.

더구나 이 연령층은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량의 정보를 습득하고 브랜드·상품 분석·평가를 공유하는만큼 직원보다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수 있다.

IT기기, 시계, 화장품 등의 상품군에서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따라서 젊은 고객을 상대하려면 상품에 대해 더 많이, 더 깊게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남성 고객의 경우 여성 고객보다 상호성, 이른바 주고받는 관계에 익숙하다. ‘상대방에게 빚을 졌다’는 마음이 들면 뭔가 갚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재방문한 고객의 얼굴을 알아보거나 음료 한 잔이라도 더 권하는 등 관심과 호의를 베풀면 남성 고객은 이를 일종의 ‘빚’으로 인식하고 구매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진다.

상당수의 남성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쇼핑 샤이(shy)맨’인만큼 밀착해서 응대하기보다 “천천히 둘러보시고, 필요한 것 있으면 말씀해주세요”라는 말 한마디가 훨씬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책에는 이 같은 서비스 노하우 뿐 아니라 발바닥이 불편한 고객을 위해 자진해서 맞춤형 신발 밑창을 주문 제작한 사연(롯데백화점 미아점 남성스포츠팀 최태양 사원), 매장 밖까지 수소문해 고객에게 제철이 아닌 석류를 구해 준 사연(상인점 식품팀 김흥식 파트리더), 80대 할머니 고객의 거스름돈 40만원을 끝까지 찾아 돌려준 사연(부산본점 고객상담실 김현정 사원) 등 롯데백화점 사원들의 현장 서비스 미담들도 함께 실렸다.

신성빈 롯데백화점 서비스혁신팀장은 “롯데백화점 서비스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담은 이 책은 서비스업 종사자나 이 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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