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후스트레스장애 때 과도한 공포반응, 이유 규명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때 과도한 공포반응, 이유 규명해

입력 2015-09-29 12:03
업데이트 2015-09-29 12:0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김정훈 포스텍 교수 연구팀…”도파민 수용체 억제되면 강한 공포 행동”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동물들이 약한 공포 자극에도 과도한 공포 반응을 보이는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밝혀냈다.

김정훈 포스텍 교수 연구팀은 뇌 편도체 내 억제성 신경회로의 역할과 공포 기억의 발현 메커니즘을 연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2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학술지인 ‘뉴런’(Neuron) 온라인판 9월 24일자에 실렸다.

김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대뇌의 편도체는 공포로 말미암은 반응 행동 및 공포와 관련된 자극을 학습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공포 기억은 이 편도체 내부의 신경회로에 저장되는데 억제성 신경세포군이 이 회로를 조절해 공포의 강약을 조율한다. 그러나 이 억제성 신경세포군은 크기가 너무 작아 연구가 어려웠고 그 역할이나 조절 메커니즘이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약한 공포를 학습시킨 실험용 쥐(마우스)의 억제성 세포군에서는 장기 시냅스 저하가 쉽게 일어난다는 점에 착안했다.

장기 시냅스 저하는 신경세포들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의 신호전달 세기가 지속적으로 약해지는 현상으로, 이처럼 시냅스의 신호 세기가 변화하는 특성을 시냅스 가소성이라고 부른다.

약한 공포 자극이 반복되면 이에 대한 반응이 점점 무덤덤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연구팀이 실험용 쥐에서 시냅스 가소성을 광유전학적 자극으로 제거하자 쥐가 약한 공포 자극에도 과도한 공포 반응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쥐 또는 도파민 D4 수용체의 발현을 억제하는 약물을 주입한 쥐 역시 약한 공포 학습을 해도 강한 공포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도파민 D4 수용체가 있어야만 장기 시냅스 저하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김정훈 교수는 “약한 공포를 반복적으로 학습하면 도파민 수용체가 활성화돼 장기 시냅스 저하가 일어나면서 강한 공포 행동이 나오지 못하도록 한다”며 “그러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거나 도파민 수용체가 제 역할을 못하면 과도한 공포 반응을 보이게 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고 말했다.

도파민 D4 수용체가 편도체 내 억제성 신경세포의 시냅스 가소성을 활성화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김 교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동물이 보이는 과도한 공포 기억의 발현 원인을 이번에 규명했다”며 “앞으로 공포 기억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신경질환 치료 연구에 새로운 타깃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