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백화점, 식품관만 잘된다

요즘 백화점, 식품관만 잘된다

입력 2015-11-04 09:23
업데이트 2015-11-0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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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만 하더라도 백화점 식품관은 쇼핑을 한 뒤 허기진 배를 채우러 가는 곳이었다. 그러나 요즘 백화점 식품관은 국내외 유명 맛집이 한곳에 모여 있는 ‘핫 플레이스’다.

최근 몇 년 간 백화점들이 불황 타개책의 일환으로 식품관을 강화하면서 식품 관련 매출은 고공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백화점 전체 매출은 3%대 미만의 저조한 신장률을 보이고 있어 식품관의 집객 효과가 다른 상품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분수효과’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식품 상품군의 연도별 매출 신장률이 2012년 18.7%, 2013년 13.5%, 2014년 10.2%, 올해(1∼10월) 11.7%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반면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은 2012년 2.1%, 2013년 3.9%, 2014년 1.5%, 올해 3.2%에 그쳤다.

전체 매출 중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0.5%에서 올해 11.6%로 늘었다.

식품군의 활약은 각종 맛집을 유치하면서 본격화됐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지난 3월 평양냉면 맛집 ‘봉피양’과 마약짬뽕으로 유명한 ‘송탄 영빈루’ 매장을 식품관에 열었다.

식품관은 또한 프랑스 수제 과자 브랜드 ‘라꾸르구르몽드’, 일본 오사카 명물 치즈타르트 ‘파블로’ 등 20개 브랜드로 구성된 ‘디저트 스트리트’를 완성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2012년부터 올해까지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이 연간 1.2∼3.2%에 그쳤지만 식품관 매출은 11.5∼14.5%로 성적이 좋았다.

지난 8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특히 식품관에 공을 들였다.

‘국내 최대 식품관’을 내세운 지하 1층 식품관에는 뉴욕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 이탈리아 식품 전문점 ‘이탈리’(EATALY), 이태원 경리단길 맛집 ‘마스터키친’, 덴마크의 대표 음료 체인점 ‘조앤더주스’, 프랑스 마카롱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 대구의 명물 베이커리 ‘삼송빵집’ 등 국내외 맛집이 자리 잡았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식품관 매출 신장률이 2012년 11.3%, 2013년 12.4%로 올랐다가 지난해 5.4%, 올해 3.2%로 다소 주춤했다. 다만, 지난해 8월 전면 리뉴얼 후 재개장한 서울 중구 본점 식품관(푸드마켓)은 올해 들어 매출이 15.7% 신장했다.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은 2012년 7.4%에서 올해 -0.3%로 떨어졌고,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2.4%에서 15.0%까지 늘었다.

신세계 본점 식품관에는 청담동 한식 맛집 ‘마루터’와 조선호텔 일식 호무랑의 노하우를 담은 ‘누들바 by 호무랑’, 미국 시카고 수제 명품 팝콘 ‘가렛팝콘’, 초콜릿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프랑스 초콜릿 ‘라 메죵 뒤 쇼콜라’ 등이 있다.

이처럼 백화점의 맛집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식품관 매출과 백화점 전체 매출 간의 괴리는 백화점이 기대하는 ‘분수효과’에 의문을 갖게 한다. 소비자들이 식품관 내 맛집만 방문할 뿐 백화점 매장에서 쇼핑을 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업계는 식품관을 통한 집객 효과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 내에 줄 서는 매장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지만 맛집이나 유명 디저트 매장에는 길게 줄을 서는 것을 봤을 때 집객 효과가 분명하다”며 “맛집 유치가 다른 분야 매출로 연결되게 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좋은 먹거리, 트렌디한 먹거리를 많이 찾고 있다”며 “이전까지 백화점은 패션에만 몰두했지만, 이같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식품관을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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