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조각’ 나왔던 세월호 펄, 5㎜ 특수제작 체로 거른다

‘뼛조각’ 나왔던 세월호 펄, 5㎜ 특수제작 체로 거른다

입력 2017-04-11 10:08
업데이트 2017-04-1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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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세척 작업, 주말부터 시작…한달 걸릴 듯

세월호가 쏟아낸 251㎥(25만 1천ℓ)에 달하는 펄은 참사 희생자의 흔적을 품고 있을까.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11일 세월호에서 제거한 펄을 씻어 유류품을 찾는 작업에 착수했다.

해수부는 이달 1∼3일 반잠수식 선박 갑판에 있던 세월호 선체에서 펄 251㎥를 제거해냈다. 제거된 펄은 자루에 담겨 선체 인근 부두에 쌓여 있다. 펄을 제거한 위치에 따라 리프팅 빔 번호를 기준으로 분류돼 있다.

미수습자 수습과정에 자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유해발굴 권위자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이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펄에 체질(체로 거르는 일)을 할 계획이고, 체를 현장에서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선내정리업체 코리아쌀베지와 해수부는 가로 1m·세로 1m 크기 철재 틀에 구멍이 5㎜인 철망을 끼운 액자 모양의 특수제작 체를 10개가량 현장에서 제작한다.

여기에 수돗물을 끌어다 체 위에 뿌리는 배수 시설을 설치해 펄을 세척한다.

박 교수는 “펄에 유해나 유품이 있을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체질은 매우 조심스럽게 이뤄진다. 유골이 혹시 있더라도 바다에 36개월 잠겨 있었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손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10일에 테스트를 해봤는데, 아직 펄에 물기가 많아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샤워하는 정도 세기로만 물을 졸졸 뿌려도 체질이 가능하더라”며 안도했다.

펄 세척 작업 도중 미수습자 유골이 발견되면, 묻어있는 이물질을 제거해 세척을 마친다. 세척 과정에서 잔존유 등 오염물질이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환경부도 현장 관리에 동참한다.

이어서 유골에서 소금기를 빼는 ‘탈염’ 작업을 거치고, 뼈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도 부서지지 않도록 약품 처리를 하는 ‘경화’ 작업을 한다.

이후 유전자 감식을 위한 샘플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주 본원으로 보내 미수습자 가족 유전자와 대조하는 정밀 감식에 들어간다.

샘플을 채취한 나머지 유골은 현장에 임시 안치소를 마련해 보관한다.

펄 세척 작업은 체가 완성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말께 시작된다. 펄 251㎥를 모두 세척하는 데는 한 달가량 걸릴 전망이다.

앞서 펄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준석 선장의 손가방과 여권, 단원고 학생 교복 등 유류품 총 101점이 나왔다. 뼛조각도 총 20점 발견됐으나 모두 동물뼈인 것으로 추정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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