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들어온 日대기업, 흑자 48% 급증했는데도 투자는 10% 줄여

한국 들어온 日대기업, 흑자 48% 급증했는데도 투자는 10% 줄여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7-07 10:52
업데이트 2019-07-0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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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60%는 본사에 배당…유니클로, 영업익 2배에 투자 19% 감축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 부품의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에서 “일본 기업 제품을 불매하자”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4일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 서울 명동점에 고객이 들어가고 있는 모습. 뉴스1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 부품의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에서 “일본 기업 제품을 불매하자”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4일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 서울 명동점에 고객이 들어가고 있는 모습.
뉴스1
국내 일본계 대기업들이 지난해 큰 폭의 실적 성장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는 오히려 줄였으며, 순이익의 60%를 배당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매출 500대 기업 가운데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52개 외국계 기업(공동지배 포함)의 지난해 경영 실적 등을 조사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가 각각 195조7천796억원과 8조2천5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지난 2016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1.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3.3%나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일본계 기업 13곳은 같은 기간 매출이 15조9천403억원에서 18조8천250억원으로 18.1%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333억원에서 1조5천350억원으로 무려 48.6%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실적이 좋아졌으나 일본계 기업들의 지난해 투자액은 4천202억원으로, 2016년(4천679억원)보다 10.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2개 전체 외국계 기업의 투자가 같은 기간 평균 21.4% 증가한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일본계 대부업체인 산와대부는 영업이익이 2016년 1천963억원에서 작년 4천337억원으로 무려 120.9%나 늘었지만 지난해 투자액은 12억원에 불과했다.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천73억원에서 2천344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 반면 투자액은 170억원에서 137억원으로 19.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본계 기업의 지난해 결산 및 중간 배당금은 총 6천7687억원으로, 당기순이익(1조1천296억원)의 59.9%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2년 전보다 1천961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일본 화학업체 아사히카세이(旭化成)가 지분을 100% 보유한 동서석유화학은 지난해 순이익(1천801억원)의 90%가 넘는 1천637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으며, 산와대부(1천200억원)와 에프알엘코리아(1천110억원)도 배당금이 1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빌미로 한국에 대한 일부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선 가운데 국내 일본계 기업들이 한국 내 재투자에는 인색하고 배당으로 본사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판 여론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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