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천호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장
남북 해빙 무드 속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현대아산이다. 20년간 금강산·개성 관광, 개성공단 가동 등 대북사업의 유일한 창구 역할을 해와서다. 현대아산은 최근 30여명 규모의 ‘남북경제협력 재개 준비 태스크포스(TF)’를 그룹과 별도로 꾸리고 세부 준비 작업 중이다. 현대아산의 대북 관광사업 실무를 총괄하는 백천호 관광경협본부장에게 3일 TF 진행 상황과 포부를 들어봤다.백천호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장
자금 조달 여부에 대해 묻자 백 본부장은 남북 경협은 현대만의 사업이 아닌 국가적 사업이라고 답을 대신했다. 앞서 현대아산은 2000년 8월 북한과 ‘경제협력 사업권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7대 독점사업권을 맺었다. 당시 정몽헌 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발전시설 등 전력사업, 유무선 통신사업, 경의선 등 남북 철도사업, 통천비행장 건설사업, 임진강 유역 댐 건설사업, 금강산 수자원 이용 사업, 백두산 등 명승지 관광사업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을 독점으로 확보했다. 현대아산이 남북 경협 재개의 최우선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백 본부장은 “SOC 사업 규모도 크고 개성공단 6600만㎡(약 2000만평) 중 100만평만 개발돼 있는 만큼 다국적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외 자본으로 남북 경협사업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어느 정도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사업에 어떻게 참여하느냐가 남은 숙제인 셈이다.
사업권 획득 이후 18년간 실질적으로 진행된 사업이 없어 권한의 유효성이 유지될지에 대한 우려에 백 본부장은 “한 치의 의문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정당한 대가를 주고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사업을 진행해 온 데다 북측과의 교류도 끊임없이 이어 왔다는 것이다. 백 본부장은 “시설물 개보수 등 준비를 거치면 석 달 안에도 재개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기업과 국민의 재산인 남북 사업을 이어 갈 수 있도록 격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8-06-04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