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룰 완화에도 “대안 효과 없다”

재계, 3%룰 완화에도 “대안 효과 없다”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20-11-11 22:26
업데이트 2020-11-1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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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구조 단순한 지주회사는 역차별 소지
국회 중대재해법 급류에 경영 위축 우려도
전문가 “3%룰 기업 경영 건전성 제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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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입법현안 공개토론회
공정경제 입법현안 공개토론회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정경제3법 태스크포스(TF)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공정경제 입법현안 공개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이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의 핵심 쟁점인 ‘3%룰’을 일부 완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재계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도 급물살을 타며 기업들은 “사업주 처벌을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시행이 1년도 안 된 상황에서 처벌 수위를 높이는 입법에 나서면 경영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감사위원 선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데서 개별 3%씩 인정하는 안으로 일부 조정했다. 여당의 기류 변화에 대해 주요 경제단체와 기업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여당이 3%룰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개별 적용은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현재 개정안의 문제를 푸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들에는 여당의 절충안이 외려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지배구조가 투명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많은 상황에서 개별 방식으로 의결권을 제한하면 지분 구조가 단순한 지주회사들은 대안의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에 대해 ‘3%룰’ 합산과 개별 적용에 따른 국내 지분 의결권 변화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8.55%에서 17.7%까지 늘어나지만 SK하이닉스는 9.32%, 네이버는 5.98%, LG화학은 8.6% 등으로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에서는 그간 3%룰로 해외 투기자본이 추천한 감사위원이 선임되는 기업이 늘며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례가 발생할 거란 주장을 펴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과 재계 내부에선 설득력이 빈약하다고 지적한다. 장덕조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의 글로벌화, 외국자본 유치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외국자본이 이사를 선임하면 기밀을 빼간다는 주장은 무조건 법 개정을 반대하려는 논리”며 “오히려 우리 기업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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