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동모금회 밉다고 불우이웃 외면해선 안돼

[사설] 공동모금회 밉다고 불우이웃 외면해선 안돼

입력 2010-11-22 00:00
업데이트 2010-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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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일부 직원들의 비리와 일탈이 충격적이다. 지난달 언론에 보도된 공동모금회 일부 직원들의 공금유용과 구매 관련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공동모금회의 비리와 부정이 알려진 뒤 감사를 한 보건복지부가 어제 발표한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단란주점에서 법인카드를 쓰고 워크숍을 하면서 업무와 관계없는 스키를 타거나 래프팅·바다낚시를 하면서 예산을 사용한 직원들도 있다. 공채 탈락자를 계약직으로 특별채용하는가 하면, 중앙회 인사위원회에서 의결한 직원 징계를 지회에서는 이행하지도 않았다. 인사도 엉망인, 영(令)도 제대로 서지 않는 콩가루 집안인 셈이다.

어느 조직이나 예산을 함부로 쓰거나 유용하면 문제는 심각하지만 공동모금회는 성격상 더 그렇다.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국민들이 낸 소중한 성금을 이렇게 제멋대로 썼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높은 도덕성과 투철한 봉사정신을 갖고 일해야 할 공동모금회에서 자신의 직분을 망각한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니 말문이 막힌다. 비리와 부정에 연루된 당사자들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내부와 보건복지부의 감시체제가 허술한 것도 이런 일이 빚어진 주요 요인들이다. 윤병철 회장을 비롯한 이사회 이사 전원은 책임지고 사퇴키로 했으나 이들의 사퇴만으로는 부족하다. 공동모금회는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

공동모금회는 일부 직원들 때문에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금에서 최종 전달까지의 전 과정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부정과 비리에 관련된 직원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외부감시망도 강화해 국민들이 낸 성금이 헛되이 쓰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동모금회의 신뢰 추락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의 손길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겨울이 되면 불우이웃은 더 춥기 마련이다. 공동모금회 일부 직원들의 일탈이 있다고 해서 춥고 그늘진 곳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우리의 이웃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보내는 것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변함없는 사랑과 따뜻한 관심을 보내야 한다.
2010-11-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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