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악의 원유유출] 분출방지밸브 결함 10년째 방치

[美 최악의 원유유출] 분출방지밸브 결함 10년째 방치

입력 2010-05-03 00:00
업데이트 2010-05-0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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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한 석유시추시설은

영국의 석유회사 BP가 임차해 사용하고 있던 미국 멕시코만의 석유 시추시설 ‘디프워터호라이즌’은 지난달 20일 발생한 의문의 폭발 사고 발생 후 36시간 만에 해저 1600m로 가라앉았다. 이 과정에서 유정과 시추시설을 연결하고 있었던 파이프가 파손됐고 시추 시설 보관 탱크에 있던 265만ℓ의 디젤 연료와 파이프에 남아 있던 원유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기름 띠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잔류 기름이 아닌, 유정에서 직접 유출되는 원유다. 사고가 날 경우에 대비해 유정과 연결 파이프 사이에는 분출방지밸브(BOP)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작동하지 않았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BP가 이미 2000년 디프워터호라이즌을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해양굴착업체인 트랜스오션 측에 BOP에 결함이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양측 모두 10년 동안 문제를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BOP가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자 BP는 로봇 잠수정을 4대 이상 투입했다. 로봇 잠수정은 사람 팔 모양의 기계가 달려 있는 일종의 소형 잠수함이다. 하지만 무게 450t, 높이 약 15m 크기의 기구에 달려있는 밸브를 움직이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실적으로는 이 같은 로봇 잠수정 작전이 가장 쉽고 단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시 말해 로봇 잠수정이 끝내 임무를 수행해 내지 못할 경우 유출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남은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100t 무게의 스틸 구조물을 내려보내 씌운 뒤 여기에 파이프를 연결해 유출된 기름을 뽑아내는 방법이 있다. 사고 발생 지점이 낮은 경우 주로 사용된다. 2~3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 사고 유정 옆에 ‘감압 유정’을 뚫어 유출을 분산시켜 속도를 늦춘 뒤, 본 유정에 콘크리트 등을 주입해 기름 분출을 막는 것도 거론이 된다. 이 역시 3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상당히 ‘실험적인’ 방법이어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미 해저 굴착선 1대가 작업에 착수했고, 추가로 굴착선이 투입될 예정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0-05-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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