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치인 주한대사, 대통령과 핫라인?..No”

”美정치인 주한대사, 대통령과 핫라인?..No”

입력 2011-06-25 00:00
수정 2011-06-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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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출신 기용 일부 한국내 우려, 워싱턴 현실과 거리””전쟁위험 한반도 대사는 업무 첫날부터 일할 사람 기용”

”정치인 출신의 미국대사가 오바마 대통령과 핫라인을 열어 수시로 통화할 수 있다고요?...천만에요. 워싱턴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외교관 출신의 성 김 6자회담 특사가 주한미대사로 유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내에서는 ‘미국이 일본이나 중국처럼 중량감있는 정치인 출신을 주한대사로 보내야 하지 않느냐’, ‘한미동맹의 격(格)을 생각할 때가 된게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일부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사시 전화 한 통화로 대통령이나 백악관과 연결되는 인물이 주한대사로 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외교관 출신이 오는 전통을 깨고 정치인 출신이 임명돼야 한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국무부에서 30년 근무했고 한국과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부소장은 2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일부 한국 측 불만과 우려는 ‘워싱턴 외교’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미국이 정치인을 주한대사로 지명하지 않는데 대해 한국내 일부에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불만에는 아마도 미국이 일본처럼 한국을 대우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우려를 하는 사람들은 정치인 출신 대사는 원할 때면 언제나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주일,주한 대사관에 근무하고, 직업외교관과 정치인출신 대사를 다 보필한 적이 있는 나의 오랜 국무부 경험에서 생각할 때 대개의 경우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더 유능하고 효율적으로 일을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치인 출신 대사는 종종 현실외교를 잘 모르며, 국무부에서 부여한 임무의 한계때문에 좌절하고, 대개는 전혀 가본 적이 없는 나라에서 대사로 일하다 거듭해서 문화적 충격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한국과 같이 전쟁의 위협이 있는 나라의 경우 미국의 대통령들은 대사 취임 첫날부터 업무를 잘 알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대사로 임명하려 한다”며 주한대사는 출신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업무역량을 중심으로 사고해 인선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급변사태나 한반도 통일 등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바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중시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대사가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정치인 출신까지 포함해서 대사가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것은 미국이 움직이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론상으로는 외국에 나간 미국대사는 ‘대통령 특명전권대사’로서 현지에서 미국 대통령을 대신하는 사람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각각의 미국 대사들은 국무부의 지역 담당 차관보를 위해 일한다고 스트로브 부소장은 설명했다.

주한미대사의 경우에는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지휘를 받으며 일한다는 얘기다.

대통령과 핫라인, 백악관 ‘직보’(直報) 채널 얘기에 대해 스트로브 부소장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자신이나 국무부 담당 차관보를 거치지 않고 백악관과 연락하며 일하는 대사가 있다면 가장 화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냈고, 6자회담 특사를 지내 북한문제는 물론 한미동맹현안까지 꿰뚫고 있는 대사급 직위의 성 김 특사의 주한대사 기용은 최상의 인선이며, 첫 한국계 미국인 출신 주한대사 탄생이라는 특별한 상징성까지 가미된 카드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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