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미국 NSA, 프랑스 전현직 대통령 3명 감청”

위키리크스 “미국 NSA, 프랑스 전현직 대통령 3명 감청”

입력 2015-06-24 09:50
업데이트 2015-06-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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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 긴급 안보회의 소집…佛 사회당 의원 “미국은 협력자 아냐”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한 전·현직 대통령 3명을 감청했다고 프랑스 신문들이 폭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감청 대상에는 올랑드 대통령을 포함해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포함됐다고 일간 리베라시옹과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메디아파르’가 전했다.

위키리크스는 NSA가 일급비밀로 분류한 문건을 인용, 감청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폭로에 대해 프랑스 대통령궁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올랑드 대통령은 폭로 내용 파악 등을 위해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건에는 그리스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그렉시트)과 유로존 경제 위기, 중동평화 과정, 올랑드 정부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정부와의 관계 등에 대한 대화 내용 등이 포함됐다.

2012년 5월 기밀로 분류된 문건을 보면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에서 유로존 위기와 그렉시트와 관련, 독일 야당과 비밀회의를 하기 위해 측근에게 상담하자 측근이 “메르켈 총리가 뒤통수 친 것을 알면 어찌 되겠느냐”며 극구 말린 것으로 나온다.

올랑드 대통령은 앞서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에 집착하고 있고, 의견을 바꾸려는 의지가 없다”면서 “그리스와 그리스인들이 매우 걱정되며 극단적인 정당에 투표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한탄했다고 문건에 적혀 있다.

’사르코지가 자신이 세계를 금융위기에서 구할 유일한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제목의 2008년 문건을 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당시 위기를 불러일으킨 미국에 대해 비난하면서도 앞으로 미국이 자신의 충고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0년 3월 문건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양국 정보기관협력을 위한 협약 체결이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려 했다.

2006년 문건에 따르면 시라크 대통령은 당시 외무장관을 유엔특사로 내보내면서 극도로 세세한 업무지시를 했다. 이는 외무장관이 부적절하거나 부정확한 언급을 자주해 질책을 받아온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감청은 프랑스 대통령의 휴대전화는 물론 다수의 대통령궁 관리들의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AP통신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건의 정확성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지만 크리스틴 흐라픈슨 위키리크스 대변인은 위키리크스가 지금까지 폭로한 내용들이 정확한 것으로 입증됐다는 점을 들어 이번에 폭로한 문건들 역시 신뢰할 수 있다고 자신한 것으로 전했다.

흐라픈슨 대변인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건들을 어떻게 입수했는지를 밝히길 거부했으나 가까운 시기에 더 많은 폭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보도에 대해 네드 프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는 폭로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일반적으로 우리는 구체적이고 유효한 국가안보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외국을 대상으로 어떠한 정보 감시활동도 수행하지 않으며 이는 일반 시민은 물론 세계 지도자들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위키리크스의 폭로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24일 오전 9시 안보회의 소집했다고 올랑드 대통령의 한 보좌관이 밝혔다.

이 보좌관은 “대통령이 언론에 보도된 폭로 내용을 평가하고 유용한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고 전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한 보좌관도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미국 첩보당국의 이같은 감청 수법을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사회당의 장 자크 우르보아 의원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다시 한번 우리는 미국이 협력자가 아니라 목표물이나 봉건시대 가신 만을 두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2013년 미 국가안보국(NSA)의 전직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미국 첩보당국의 기밀 서류파일을 토대로 NSA가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감청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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