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만 기내에서 쫓아낸 미국 항공사 인종차별 논란

흑인만 기내에서 쫓아낸 미국 항공사 인종차별 논란

입력 2015-11-04 09:34
업데이트 2015-11-0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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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가항공사 스피리트항공이 이중 예약으로 좌석 배정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자 흑인 7명을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해 인종차별 논란을 자초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15분께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공항을 떠나 텍사스 주 댈러스로 향하려던 스피리트항공 868편에서 좌석 배정을 둘러싸고 다툼이 벌어졌다.

이중 예약 때문에 특정 좌석에 손님이 겹치자 한 백인 승무원이 이미 자리에 앉은 흑인 커플에게 자리를 옮겨달라고 했다. 그러자 정당하게 발권받은 티켓을 지닌 흑인 커플은 자리를 옮길 수 없다고 버텼다.

약간의 승강이가 오간 끝에 결국 자리에 앉아 있던 흑인 남성이 자리를 옮기려던 찰나에 백인 승무원이 무례한 언사를 내뱉었다.

흑인 남성은 “당신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니까 당신도 내게 말하지 말라”고 쏘아붙였고,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인 백인 승무원은 경찰에 신고해 이 흑인 커플을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본 다른 승객들이 백인 승무원의 행태에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자 승무원은 다른 승객을 방해했다며 항의한 5명의 흑인도 비행기에서 아울러 내리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흑인만 7명이 비행기에서 쫓겨난 장면을 기내 다른 탑승자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방송사에 제보했다.

동영상을 찍은 타일러 그로소는 NBC 방송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륙 직전 백인 승무원이 흑인 남성에게 자신을 위협한다며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면서 “그 남성은 승객을 전혀 위협하지 않았고, 승무원에게 새 자리를 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리에 그저 앉아 있던 다른 흑인 승객에게도 위협을 느꼈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백인 승무원과 스피리트항공의 처사를 비판했다.

졸지에 비행기에서 쫓겨난 흑인 여성 알렉산드리아 라이트는 방송 인터뷰에서 “왜 흑인만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느냐”면서 “이런 인종차별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분개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승객 중 한 명은 “소란을 피워 쫓겨난 흑인 승객들이 다른 동승객에게 지장을 줬다”며 항공사 측의 대처를 옹호하기도 했다.

스피리트항공은 지난해에도 이중 예약에 따른 인종 차별 문제로 비난의 중심에 섰다. 한 흑인 남성이 발권받은 정당한 프리미엄 좌석 항공권을 승무원에게 보였지만, 승무원은 이미 그 자리에 백인이 앉았다는 이유로 흑인 승객을 비행기 뒷자리로 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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