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일본 턱 밑까지 추격…양국격차 크게 줄어

韓 경제, 일본 턱 밑까지 추격…양국격차 크게 줄어

입력 2015-11-05 09:09
업데이트 2015-11-0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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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분야서 일본 여전히 경쟁력…한국도 차세대 기술에 투자해야

한때 ‘경제 공룡’으로 불리며 세계 2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던 일본이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진 가운데 한국이 약진을 거듭하며 경제 격차를 좁히고 있다.

그간 한국은 일본과의 국내총생산(GDP) 격차를 좁혀왔으며 5년 뒤인 2020년에는 1인당 GDP의 격차가 거의 없어질 전망이다.

◇ 10년새 일본과의 격차 바싹 좁힌 한국…수출·기업 경쟁력서 약진

최근 10년 동안 한국은 반도체, 통신기기 등 제조업 강세와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 순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일본은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 변화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주요 50개국 시장점유율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 새 한국 상품의 점유율은 늘었지만 일본은 감소했다.

2004년 당시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50개국의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3.06%로 일본(7.7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0년 뒤인 2014년 일본 상품의 점유율은 3.22% 포인트 감소한 4.51%로 주저앉았지만 한국의 점유율은 소폭 늘어 3.34%를 유지했다.

한국과 일본 기업에 대한 인식과 평가도 달라졌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표 기업은 물론, 한류를 타고 화장품과 식품 업체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부터 달라졌다.

한국 기업의 위상 변화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목록에서도 드러난다.

2005년 포천 500대 기업에 선정된 일본 기업의 수는 80곳, 한국 기업은 11곳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일본 기업 수가 54곳으로 줄어들고 한국 기업은 17곳으로 늘었다.

수출 부문에서는 한국이 일본과 경합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수출액은 총 6천901억9천만 달러로 전 세계 수출액의 3.75%를 차지했다.

한국의 경우 5천726억5천100만 달러, 전세계 수출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日 하이테크 분야서 여전히 강자…엔저·TPP 효과도

일본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면서 침체기에 빠져들었다고는 하지만 일본은 바이오 기술과 의료정밀기기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여전히 막강한 힘을 자랑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혁신·고도화 국가경쟁력 부문에서 일본은 5.8점(7점 만점)을 얻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2위(4.8점)로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에도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노벨상 수상 성적만 보더라도 일본의 압승이다.

일본은 지난해 물리학상과 생리의학상 부문에서 수상자를 배출하며 과학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현재까지 일본 출신 노벨상 수상자는 24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21명이 과학·의학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반면, 한국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을 제외하고 과학은 물론, 여타 부문에서도 노벨상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엔화 약세(엔저) 정책으로 일본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과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역시 한국에는 악재다.

한국과 일본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 부문의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일본의 경쟁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제무역연구원 심혜정 연구원은 “자동차, 전자제품 등 주요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현재까지는 한국과 일본의 점유율이 같이 늘어났지만, 엔저 정책으로 가격인하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일본의 역습·중국의 공세 맞서려면 차세대 기술 개발에 초점 맞춰야

일본은 움츠러들었지만 제조업과 수출에서는 중국의 공세가 매섭다.

특히, 한국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단말기를 비롯한 IT 산업 부문의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올해 세계 10대 하이테크 기업 가운데 미국 기업이 아닌 곳은 중국의 텅쉰(騰訊·텐센트) 한 곳뿐이었다.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화웨이(華爲), 샤오미(小米)는 각각 중국 내수 시장의 16%, 18%(올 2분기 기준)를 차지하며 삼성전자를 5위권으로 밀어냈다.

김영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몇 년 전부터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가 되기 시작했다”며 “산업 고도화와 구조개혁으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이런 추세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국을 한 단계 성장시키려면 중장기적으로 차세대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현재도 한국은 전세계 50개국 가운데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히지만 R&D 투자 총량에서는 일본에 뒤처지고 있다.

특히, 친환경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분야를 개발하고 문화 산업을 육성하는 등 산업 고도화를 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심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면 에너지 절감 기술을 개발하는 식으로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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