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日정부·학계 ‘한국 계속 골대 바꿔 피곤’ 주장”

美전문가들 “日정부·학계 ‘한국 계속 골대 바꿔 피곤’ 주장”

입력 2015-11-10 08:48
업데이트 2015-11-1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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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후에도, 지속적으로 ‘한국 피로감’ 주장전

주중 대사 “북한, 미국에 대화 손짓 보낼듯…평화협정 주장도 그 일환”

일본 정부 고위 관리와 학계 인사들이 군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골대를 자주 바꿔 협상하기 힘들다는 이른바 ‘한국 피로감(Korea Fatigue)’을 미국 전문가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일본이 지난 2일 한·일 정상회담 이후에도 위안부 문제에 본질적으로 책임을 지기보다는 대미 로비 등을 통해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 고위 관리와 학계 인사들을 만나고 돌아온 에번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우드로윌슨 센터에서 ‘동아시아 안보도전’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일본 내에서 한국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현상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외교정책 전국위원회 대표단의 일원으로 일본을 방문한 그는 “이 같은 한국 피로감 속에서 일본 내에서 일·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한·일 관계 개선보다 훨씬 더 커보인다”며 “이는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해온) 미국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한·일 정상이 3년 반만에 얼굴을 맞댔지만, 가장 핵심적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보인다”고 분석했다.

제럴드 커티스 미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최근 일본 정치지도자들과 정부 관리들과 대화를 해보면 한국이 골대를 너무 자주 옮긴다는 식의 ‘한국 피로감’을 계속 호소하고 있다”며 “이것은 끔찍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커티스 교수는 “이런 식으로 라면 위안부 후속협상을 낙관하기 힘들다”며 “일본이 더 진전된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커티스 교수는 “협상이 성공하려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실질적인 정치적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서로에 대한 진정한 신뢰가 필요하지만, 그것이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외교정책 전국위원회 대표단은 최근 보름간에 걸쳐 대만과 중국, 한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북한 핵문제의 조기 해결이 힘들다는 회의론이 제기된 가운데, 스테이플턴 로이 전 주중 미국 대사가 북한이 미국에 대화의 신호를 보낼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로이 전 대사는 전직 중국 고위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그동안 국제사회의 고립을 피하고자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실패했음을 자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서 올 수 있는 신호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재개를 원하고 있다”며 “최근 평화협정 논의를 제안한 것도 그런 일환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중국 측 인사들 사이에서는 북한 문제가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 못하고 북한을 대화테이블에 나오게 할 새로운 아이디어도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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