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공연·축구장…‘불금’ 즐기던 ‘소프트타깃’ 노렸다

록공연·축구장…‘불금’ 즐기던 ‘소프트타깃’ 노렸다

입력 2015-11-14 17:15
업데이트 2015-11-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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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많고 경비 허술한 곳의 파리지앵·관광객 희생’소프트타깃’ 테러 우려 고조

1천500명 관객이 록 밴드의 공연을 즐기던 극장,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비롯한 8만여 명의 관중이 꽉 들어찬 친선 축구 경기장, 파리 시내 곳곳의 인기 카페와 레스토랑….

13일(현지시간) 밤 12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최악의 테러 참사가 발생한 곳은 모두 금요일 밤을 즐기려던 평범한 파리 시민들이 잔뜩 몰려있던 곳이었다.

주말을 기다리며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던 이들의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줄인 속어)은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해버렸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서도 정부 기관 등에 비해 경비가 허술한 곳을 노려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전형적인 ‘소프트타깃’ 테러인 것이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곳은 대표적인 번화가인 파리 10구 볼테르 가의 인기 공연장 바타클란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의 총기 공격으로 이곳에서만 100명가량이 숨졌다.

당시 공연장에는 미국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 메탈’의 공연을 보기 위한 젊은 록팬들이 1천500석의 관람석을 꽉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관람객 중 상당수가 10∼20대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건 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오늘 밤 바타클란에 있던 17살 롤라의 소식을 아시는 분 없나요?” “공연에 갔던 친구 티보가 돌아오지 않고 있어요. 도와주세요” 등 애타게 지인을 찾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살폭탄공격을 비롯한 3건 이상의 공격이 인근에서 동시에 발생한 축구장 스타드 드 프랑스도 이날 파리 안팎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모여 열기가 뜨거운 장소 중 하나였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본선을 앞두고 주최국 프랑스와 막강 우승후보 독일이 친선경기를 벌이고 있었다.

오후 9시에 경기가 시작하고 전반전 중반 무렵 경기장 입구 2곳과 인근 맥도날드에서 폭발음이 발생해 최소 3명이 사망했다.

경기를 관람 중이던 올랑드 대통령이 테러 소식에 안전지대로 대피한 이후에도 수만 명의 일반 관중들은 아무런 공지를 듣지 못한 채 불안감 속에서 경기를 계속 관람했다.

이밖에 파리 샤론 가에 위치한 카페 ‘벨 에퀴프’, 비샤 가와 알리베리 가 교차로에 있는 카페 ‘카리용’과 캄보디아 식당 ‘프티 캉보주’, 퐁텐 오 루아 가의 피자집 ‘카사 노스트라’ 등 이른바 ‘핫 플레이스’ 등이 공격의 대상이 됐다.

이번 테러는 민간인이 많고 경비가 허술한 곳을 노린 대표적인 ‘소프트 타깃’ 테러로 분류된다.

군사력으로는 방어하기 힘들고 불특정다수의 평범한 시민을 노려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테러 전문가인 로버트 페이프 시카고대 교수는 미국 ABC방송에 “이처럼 소프트타깃을 노린 테러는 적은 수의 인원으로도 범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테러를 지난 2008년 188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인도 뭄바이 테러와 비교하기도 했다.

인도의 테러 전문가 사미어 파틸은 AFP에 “잘 알려진 도시에서 식당과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장소 등을 타깃으로 했다는 점에서 두 테러가 유사하다”며 “테러 진압에 3일이 걸린 뭄바이와 달리 파리는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의 경험으로 빠르게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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