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운의 총서기’ 후야오방·자오쯔양의 엇갈린 운명

중국 ‘비운의 총서기’ 후야오방·자오쯔양의 엇갈린 운명

입력 2015-11-20 20:56
업데이트 2015-11-2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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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20일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 전 공산당 총서기를 공식 복권하면서 그와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등 `비운의 총서기‘ 2명의 명암에 관심이 모아진다.

후 전 총서기가 사후 26년 만에 복권된 반면 자오 전 총서기는 10년째 유골이 땅에 묻히지 못할 만큼 재평가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현대사에서 ’비운의 총서기‘로 불리던 후야오방과 자오쯔양은 각각 1980년 2월과 8월 공산당 총서기와 국무원 총리로 선임돼 정치·사회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비슷한 정치 이력을 갖고 있다.

후 전 총서기가 학생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1987년 보수파에 밀려 실각하자 자오 전 총리가 후임 총서기를 맡아 개혁 작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자오 전 총서기마저 1989년 후 전 총서기의 사망으로 촉발된 톈안먼(天安門)사태의 군(軍)을 동원한 진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실각하면서 ’후-자오 체계‘의 개혁 작업은 좌초하고 만다.

후 전 총서기와 자오 전 총서기가 개혁파로서 비슷한 이력을 가졌지만, 중국 당국의 대우는 천지 차이다.

중국 당국은 올 초부터 후 전 총서기의 복권 분위기를 띄웠다.

중국 공산당신문망은 지난 1월 후 전 총서기 탄생 100주년을 마오쩌둥(毛澤東)의 당 장악 계기가 된 쭌의(遵義)회의 80주년과 개국공신 천윈(陳雲) 탄생 110주년, 항일전쟁 승전 70주년과 함께 올해 기억해야 할 ’4대 기념일‘로 선정했다.

공산당 간부 양성기관인 중앙당교 신문사가 지난 16일 ’후야오방 동지와 이론동태-후야오방 동지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를 연 데 이어 당 중앙위원회 문헌편집위원회가 19일 인민출판사를 통해 ’후야오방 문선‘을 출간했다.

후 전 총서기의 생애를 다룬 영화 ’청춘 격동의 시대'도 그의 고향인 후난(湖南)성 류양(瀏陽)에서 촬영에 들어갔으며 유가족이 신청한 후 전 총서기 관련 기록물 촬영도 당국의 허가가 났다.

반면 실각 후 15년간 가택연금을 당한 자오 전 서기는 2005년 1월 17일 사망한 이후 10년째 유골이 안장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12월 세상을 떠난 그 부인 량보치(梁伯琪) 여사의 유골 역시 베이징(北京) 왕푸징(王府井) 부근 푸창후퉁(富强胡同) 골목에 있는 자택에 보관 중이다.

중국 언론은 지난 1월 17일 자오 전 총서기 사망 10주기나 10월 17일 탄생 96주년에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후 전 총서기와 자오 전 총서기를 다르게 대우하는 것은 자오 전 총서기의 복권이 톈안먼 사태의 재평가와 연관돼 있기 때문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국은 톈안먼 사태에 대해 1980년대 말 중국에서 발생한 정치적 풍파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후 전 총서기의 복권이 그의 청렴하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이용하려는 당국의 전략일 뿐 그의 사회·정치 개혁 노력이나 톈안먼 사태에 대한 평가를 제외한 반쪽 복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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