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에 신경성 독가스 VX 사용”

“김정남 암살에 신경성 독가스 VX 사용”

이제훈 기자
이제훈 기자
입력 2017-02-24 22:42
수정 2017-02-2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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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경찰 “눈 점막·얼굴에서 검출”

사린가스 100배 독성 가진 화학무기
여성용의자 1명도 독극물 중독 증세
칼리드 아부 바카르(왼쪽)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24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칼리드 청장은 김정남 암살에 신경성 독가스인 ‘VX’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 연합뉴스
칼리드 아부 바카르(왼쪽)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24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칼리드 청장은 김정남 암살에 신경성 독가스인 ‘VX’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 연합뉴스
김정남 피살 사건을 조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24일 김정남 암살에 신경성 독가스인 ‘VX’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과학기술혁신부 화학국으로부터 시신 부검 샘플 분석 결과 VX로 불리는 신경작용제 ‘에틸 S-2-디오소프로필아미노에틸 메틸포스포노티올레이트’가 사망자의 눈 점막과 얼굴에서 검출됐다는 잠정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VX로 알려진 이 독극물은 가장 강력한 신경작용제로 몇 분 만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호흡기와 직접 섭취, 눈,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 독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협약인 화학무기협약(CWC)에 따라 화학무기로 분류됐다. 칼리드 청장은 “현재 이 가스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했으나 ‘VX가 북한과 연루됐느냐’는 질문에는 “거기까지는 나가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VX로 김정남을 독살한 2명의 여성 용의자 가운데 1명도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녀가 자꾸 토한다”고 전했다. 이어 “VX에 노출됐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 출국장 인근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와 독가스 제거 작업을 전문기관인 원자력허가국(AELB)에 의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2일 쿠알라룸푸르의 한 아파트에서 말레이시아 국적의 30대 남성을 체포하고 다른 아파트에서 화학물질과 다수의 장갑, 신발을 압수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이미 체포한 리정철(47)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칼리드 청장은 김한솔(22)을 포함한 김정남의 유족이 시신 확인을 위해 말레이시아를 1~2일 안에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경찰청 부청장이 밝힌 것과 관련, “사실이 아니며 잘못 인용된 것으로 유가족이 온다는 말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마카오에 경찰을 보내 신원확인을 할 계획에 대해서도 “유가족이 직접 와서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2017-02-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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