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리원량 추모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처음 경고했다가 당국의 탄압을 받았던 중국 우한 의사 고(故) 리원량을 추모하는 행사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우드의 UCLA 캠퍼스 밖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일 새벽 코로나19 감염으로 리원량이 사망한 후 중국인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추모 열기가 높다.
웨스트우드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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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초기에 경고한 의사 리원량의 동료 의사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에서는 의료진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리원량이 근무했던 우한중심병원 안과 부주임 메이중밍(57)이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병에 감염돼 전날 사망했다. 리원량도 우한중심병원 안과에서 일했으며, 메이중밍은 리원량의 직속 상사이기도 하다.
메이중밍은 1986년 중산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줄곧 우한중심병원 안과에서 근무해 왔고 이 병원 안과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책임감이 강하고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보살펴 명성이 높았다고 전해졌다.
중국 본토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확진환자가 7만명을 넘어선 지난 16일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한 간호사가 피곤에 지친 듯 중환자실 사이 벽에 기댄 채 눈을 붙이고 있다.
우한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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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발원지인 우한에서는 의료진의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우한시 셰허장난병원 호흡기내과 의사 펑인화(29)가 진인탄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다 숨을 거뒀다. 당초 춘제(중국의 설) 연휴 기간에 결혼할 예정이었던 그는 코로나19가 퍼지자 “전염병이 사라지지 않으면 결혼식을 연기하겠다”고 결심했고, 예비 신부의 양해 속에 방역 최전선에 나섰다가 숨졌다.
역시 29세 의사인 샤쓰쓰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달 2살짜리 아들과 남편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 중국 전역에서 지금까지 의사와 간호사 1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으며, 감염된 의료진은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한 병원 둘러보는 WHO 전문가들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0)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이 23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의 통지(同濟) 종합병원을 둘러보고 있다.
우한 로이터=연합뉴스 /2020-02-24 08:37:23/
우한 로이터=연합뉴스 /2020-02-24 08:37:23/
차단벽 너머로 물품 전달하는 우한 택배원
중국 우한의 한 택배원이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의 확산을 막고자 설치된 거리의 차단벽 너머로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우한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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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의료진의 사망에는 의료진 보호에 소홀했던 병원 당국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한중앙병원은 코로나19 진원지로 알려진 화난수산시장에서 불과 2㎞ 떨어진 곳에 있으며, 지난해 12월 중순 코로나19 환자를 처음으로 맞이한 병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병원 당국은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커녕 신종 감염병 확산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렸다고 알려졌다.
리원량도 우한에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오히려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려 경찰의 처벌을 받았으며, 이후 환자 치료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우한중심병원의 한 응급실 의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코로나19 환자가 급속히 늘어난 후에야 의료진은 N95 마스크와 방호복을 착용했다고 한다.
의사 리원량 사망 애도하는 홍콩 시민들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처음으로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의 임시 추모소가 홍콩에 마련된 가운데 7일 마스크를 쓴 홍콩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애도하고 있다. 2020.02.08.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