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슈퍼부양책 새벽 2시 극적 합의… 2500조원 돈풀기 속도낸다

美 슈퍼부양책 새벽 2시 극적 합의… 2500조원 돈풀기 속도낸다

한준규 기자
입력 2020-03-25 22:02
업데이트 2020-03-26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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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매코널 “마침내 협상 타결됐다”
항공·관광·숙박업계에 5000억 달러
성인 1인당 1200달러 지원 등 담겨
“조속한 합의 필요” 시장 목소리 반영


“새달 12일 전 활동 억제 조치 완화 기대”
트럼프는 ‘조기 경제 정상화’ 거듭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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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시(단상 위 왼쪽)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옆에 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활절(4월 12일)에는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행정명령을 완화하고 싶다는 뜻을 보였지만 소신 있는 발언으로 유명한 파우시 박사는 “매우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 (정상화) 날짜를 바라볼 수는 있지만 매일 그리고 매주 나오는 통계를 확인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박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시(단상 위 왼쪽)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옆에 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활절(4월 12일)에는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행정명령을 완화하고 싶다는 뜻을 보였지만 소신 있는 발언으로 유명한 파우시 박사는 “매우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 (정상화) 날짜를 바라볼 수는 있지만 매일 그리고 매주 나오는 통계를 확인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박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과 상원이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의 슈퍼 부양책에 합의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내놓은 무제한 양적완화와 함께 경기침체를 저지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침내 협상이 타결됐다. 역사적인 경기부양안에 대해 초당적 합의에 도달했으며 오늘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합의안에는 연봉 7만 5000달러(약 9200만원) 이하인 성인 1인당 1200달러(약 150만원)를 지급하는 방안과 함께 5000억 달러를 들여 항공·관광·숙박 업계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입은 기업들을 지원하는 대책 등이 담겼다. 이외 중소기업 구제 패키지에 3670억 달러, 의료기관에 1300억 달러를 각각 지원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부양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번에 걸쳐 국회를 통과했던 재정지원액보다 많은 사상 최대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해당 부양책을 발표한 뒤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이 22일과 23일 상원에서 절차적 투표를 연이어 부결시키면서 상원에 상정조차 못했었다.

하지만 경기부양책의 두 축이 규모와 속도라는 점에서, 조속한 합의를 촉구하는 시장의 목소리에 양당이 귀를 연 것으로 보인다. 매코널 원내대표가 ‘초당적 합의’를 알린 것도 새벽 2시쯤이었다. 우선 민주당은 그간 대기업 지원 자금이 불법 로비자금 등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우려했는데 이에 대한 안전장치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업자와 병원 등에 대한 지원 확대도 민주당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양책을 담은 법안은 상원에 이어 하원을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하면 시행된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부활절(4월 12일) 전에 코로나19 확산억제 행정조치를 조기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코로나19)과 역사적 전투가 끝날 때쯤 가이드라인을 완화하고 미국의 매우 큰 부문(경제)을 여는 걸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나는 부활절까지 이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 완화 지역으로 (확산이 적은) 팜 벨트와 서부지역, 텍사스주를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의 코로나19 확진환자는 5만명을 넘고, 사망자는 800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경제 회복과 바꾸려 한다’는 비판이 컸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지사는 “백악관이 상상 속의 시계에 맞추어 그런 스케줄(부활절 조기 완화)을 마련했다”고 지적했고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우리는 인간의 생명에 달러 가격을 매기지 않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이날 워싱턴 정가에서는 경제 정상화를 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부수’에 대해 국민 생명이 달렸다는 점에서 ‘도박’에 가까운 위험한 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20-03-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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