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화 남긴 채 잠들지 않아요” 카터 부부 75년, 그렇게 함께 흘렀다

“서로에게 화 남긴 채 잠들지 않아요” 카터 부부 75년, 그렇게 함께 흘렀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7-05 18:00
업데이트 2021-07-06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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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美대통령 중 최장 결혼생활

첫눈에 반한 두 사람 21살·18살에 결혼
카터 “TV 채널 문제로 다투기도 하지만
우리는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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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결혼 75주년을 맞는 지미 카터(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로절린. 2018년 주거 환경 개선 프로젝트인 ‘해비타트´에서 일하기 위해 작업복을 입고 손잡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결혼 75주년을 맞는 지미 카터(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로절린. 2018년 주거 환경 개선 프로젝트인 ‘해비타트´에서 일하기 위해 작업복을 입고 손잡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매일 부부간에 화해와 소통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불화를 남긴 채 잠을 자지 않습니다.”

7일(현지시간) 결혼 75주년을 맞는 지미 카터(96) 전 미국 대통령은 부인 로절린(93)과 백년해로하는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4일 AP통신에 따르면 카터는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지속하고 싶다면, 딱 맞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비결”이라며 자신들을 “완벽한 동반자 관계”라고 지칭했다.

카터는 과거 인터뷰에서 1987년에 낸 부부의 회고록을 함께 쓰다 이때 생긴 불화로 다시는 공저를 쓰지 않기로 했고, TV프로그램을 뭘 볼 거냐 같은 사소한 다툼도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절대 화난 채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며 “나는 그녀에게 충분한 공간을 주었다. 나도, 그녀도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그런 다음 함께 할 것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터가 62세 때 부부는 스키를 배웠고, 미국 곳곳은 물론 몽골까지 플라이 낚시를 하러 갔으며, 조류관찰 여행을 다니며 약 1300종의 새들을 만났다. 서로에게 딱 맞는 상대인 두 사람은 싸워도 금방 화해했으며, 관심사를 늘 공유했다. 카터는 뉴욕타임스에 이날 “나는 매우 행복했다. 처음보다 지금 그녀를 더 사랑한다”고 했다.

전형적인 남부 농촌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자란 둘은 카터가 해군으로 복무하던 스물한 살, 열여덟 살의 로절린을 만나 결혼했다. 로절린은 2년 전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에 카터의 여동생 루스와 친구였는데 “루스 집에 갔다가 카터의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했고, 카터도 “첫 데이트 다음날 어머니에게 로절린과 결혼하고 싶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가부장적인 시대 탓인지 결혼 초기에 카터는 로절린과 상의 없이 거주지나 직업을 바꾸곤 했다. 하지만 카터는 이후 조지아주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역임하면서 로절린의 정치 및 정책 조언 능력을 보면서 양성평등 옹호자로 바뀌었다. 로절린은 처음으로 백악관에 영부인 사무실을 만들고 별도의 직원을 거느리며 당시 여권 신장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1981년 백악관에서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카터 부부는 50대였고, 이후 이들은 카터센터를 세워 전 세계 민주주의의 발전과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이 공로로 카터는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카터 부부는 역대 미 대통령 부부 중 가장 오래 결혼생활을 했다. 2위는 73년을 넘게 해로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다. 카터 부부는 고향 플레인스에서 지인들과 결혼기념식을 열 계획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1-07-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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