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만에 손잡은 中·대만 정상’하나의중국’확인·핫라인 설치

66년만에 손잡은 中·대만 정상’하나의중국’확인·핫라인 설치

입력 2015-11-07 23:04
업데이트 2015-11-0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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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분단사 이정표…대만야당 겨냥 ‘92공식’에 회담 할애정상회담 정례화도 합의한 듯…시진핑 “최대위협은 대만독립” 경고

중국과 대만의 정상이 분단 66년 만에 처음으로 손을 마주 잡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7일 오후 3시(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첫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적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1949년 분단 이후 양안 지도자가 국가원수이자 정부 대표 자격으로 한 테이블에 앉은 것은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긴장과 대립으로 점철됐던 66년 양안 분단사에 한 획을 그은 회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두 정상은 이날 양측의 주요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약 1시간 가량 양자 현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먼저 모두발언을 통해 ‘한 핏줄’이라는 말을 써가며 친밀감을 나타냈다. 시 주석이 “우리는 뼈와 살이 터져도 끊을 수 없는 형제이자 피로 이어진 가족(친척)”이라고 강조하자 마 총통도 “양안 인민은 중화민족이며 염황의 자손”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두 정상은 1992년 합의한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골자로 한 ‘92공식’(九二共識)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마 총통이 먼저 양안의 평화발전을 위해서는 ‘92공식’을 굳건히 견지하는 것을 대전제로 ▲ 적대상태의 완화와 분쟁의 평화적 처리 ▲ 양안교류의 확대 ▲ 양안 핫라인 설치 ▲ 공동 중화문화 진흥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 총통은 이날 회담에서 ‘92공식’이라는 말을 12차례나 사용했다.

시 주석도 마 총통의 발언을 들은 뒤 공동의 정치적 기초인 ‘92공식’ 원칙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면서 대만독립 세력을 양안 평화의 최대 위협 세력이라고 지목한 뒤 “대만 독립세력은 양안의 평화발전을 저해하고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담의 목적 중 하나가 대만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대만 민진당을 견제하는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시 주석은 마 총통이 제안한 양안 핫라인 설치와 관련, “양측이 신속히 소통하고 오판을 피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안 사무 담당기구가 앞장서 개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석에서 동의했다.

대만의 외교적 고립 문제도 논의 안건으로 올랐다.

마 총통은 “양측은 서로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탈피할 수 있도록 중국 측이 양해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국제문제에 관한 대만동포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있다”며 대만의 외교적 고립감에 이해를 표시한 뒤 “대만동포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에 참여하고 적당한 방식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는 것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양안 정상회담을 정례화하는 데에도 큰 틀에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회담 후 마 총통은 직접 기자회견에 나와 “이번 회동이 양안 지도자(정상) 회담의 상시화(정례화)의 첫 걸음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 총통은 또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시 주석에게 중국이 양안 문제를 풀려면 무력이 아니라 평화를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미사일 배치에 대해 주의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시 주석은 “미사일 배치는 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마 총통은 자신의 퇴임 전 시 주석과의 추가회담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시대에 맞춰 진행해 나가야 한다. 물이 모이면 도랑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라고 답변했으나 자신이 시 주석의 대만 방문을 요청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확인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 앞서 샹그릴라호텔 아일랜드볼룸에 등장해 1분 이상 손을 맞잡고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 주석은 붉은 넥타이, 마 총통은 파란 넥타이 차림이었다. 이는 10년전 양측이 국공(국민당과 공산당) 수뇌회담을 할 때와 같은 색깔이었다.

두 정상은 각각 국가원수 신분으로 서로 ‘양안 지도자’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선생’으로 호칭했다. 그동안 양안간에는 지난 10년간 국민당과 공산당 영수 자격으로 7차례의 접촉이 있었을 뿐 국가원수 간의 만남은 없었다.

장즈쥔(張志軍)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이 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면서 “양안의 최대 위협은 대만 독립 세력”이라며 대만의 독립 세력이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호텔내 레스토랑으로 이동해 만찬도 함께 했다.

두 정상은 마 총통이 내놓은 진먼(金門) 고량주 등을 곁들이며 회담에서 미진했던 논의들을 계속했다.

양측은 2시간 가량 만찬을 같이 한 뒤 귀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으로 이동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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