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언론 “양안 정상회담 역사적 사건…실질효과는 ‘글쎄’”

서구언론 “양안 정상회담 역사적 사건…실질효과는 ‘글쎄’”

입력 2015-11-07 23:06
업데이트 2015-11-0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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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관계 새로운 장” VS “실질 아닌 상징뿐인 행사”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회담에 서방의 주요 언론매체들은 “중국과 대만의 정상이 역사적 만남에서 손을 마주 잡았다”고 일제히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AP, AFP, 로이터 등 세계적인 통신사들은 7일 오후 3시(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두 정상이 만나 악수하는 순간부터 긴급 뉴스로 타전했으며 이들의 모습과 발언, 이번 만남의 의미, 배경을 상세히 소개했다.

AP통신은 두 정상의 악수에 대한 해석을 별도의 기사 한 건에 담으면서 “두 정상은 다른 뉴스는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악수 자체가 뉴스임을 확신했고 실제로 그랬다”고 분석했다.

이 통신은 “심지어 노란색 벽지조차 중국의 붉은색, 대만 국민당의 푸른색도 아닌 중립적 모습을 위해 선택됐다”고 전했다.

주요 신문들은 휴일임에도 인터넷판을 통해 정상회담 소식을 발 빠르게 보도했다.

신문들도 대부분 분단 이후 66년 만에 열리는 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양안 정상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1분 넘도록 악수하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고 상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번 회담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1972년 중국 방문, 작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쿠바 국교정상화 결정에 비교하는 앨런 칼슨 코넬대 조교수의 말도 인용했다.

칼슨 교수는 “양안 관계에 새로운 장을 쓴 것과 다름없다”며 “이는 양안 관계와 대만 정치뿐 아니라 미국-중국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양안 정상회담에 대해 내전과 수십 년의 적대감으로 나뉜 양국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두 정상의 여러 노력 가운데 하이라이트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번 정상회담이 마 총통이 취임한 2008년 시작된 양국 간 거리 좁히기가 최고조에 올랐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들 신문은 중대한 만남 자체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이면의 배경 분석도 늦추지 않았다.

NYT는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영유권 문제로 앞서 방문한 베트남을 포함한 이웃 국가들을 곤란하게 했던 시 주석에게 이번 회담은 오랜 기간의 의견차도 극복할 수 있는 ‘평화 중재자(Peacemaker)’로서 모습을 드러낼 기회라고 지적했다.

신문들은 이번 회담이 내년 1월로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친(親)중국 성향 집권당인 국민당이 열세에 몰려 있는 판세와 관련됐다는 해석도 빠뜨리지 않고 전했다.

NYT는 대만에서는 양안의 미묘한 관계가 변화할 가능성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면서 작년 3월 대(對)중국 서비스 시장 개방에 반대한 입법원(국회) 점거 시위인 ‘해바라기 운동’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네이선 바토 대만중앙연구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대만의 여론은 중국과 좋은 관계를 원하면서도 어떤 형태의 정치적 통합도 지지하지는 않는다”며 선거 판세가 뒤집힐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역사적 사건으로 주목받은 이번 회담이 실질적으로는 관계진전의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쓴소리도 신문들은 전했다.

WP는 이번 정상회담은 협정도, 합의문 발표도 없는, 실체보다는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오빌 셸 미국 아시아소사티어티미중관계센터 소장은 NYT에 “두 조각 난 땅이 가사상태에 머물면서 여러 차례 상대방을 소유하려 해 왔다”며 “그들은 이런 이상한 춤을 계속 추면서 좀 더 편안하게 잘 수 있는 각도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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