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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정치 대명사’ 스웨덴에 우파 집권... EU 정치 격변

‘진보 정치 대명사’ 스웨덴에 우파 집권... EU 정치 격변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2-09-15 17:03
업데이트 2022-09-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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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총선, 8년만에 우파 연합 집권
‘반(反) 이민’ 외치는 스웨덴민주당 원내 제2당으로
25일 이탈리아 총선 극우 총리 탄생 예고

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
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 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가 1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오케손 대표가 이끄는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은 총선에서 20.6%의 득표율로 원내 제2당에 올랐으며 스웨덴민주당이 속한 우파연합은 8년만의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스톡홀름 AP 연합뉴스
“스웨덴을 스웨덴답게 지키자.”

스웨덴 국기의 파란색과 노란색을 담은 아네모네 꽃 로고를 내걸고 ‘반(反) 이민’을 외쳐 온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SD)이 스웨덴 총선에서 약진했다. 스웨덴민주당이 몸담은 우파 연합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진보 정치의 대명사’였던 스웨덴에 8년 만에 보수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오는 25일 총선을 치르는 이탈리아에서는 무솔리니 이후 첫 극우 총리의 탄생이 예고된다. 지난 4월 프랑스 대선과 6월 총선에서 극우 국민연합(RN)의 약진과 맞물려 “유럽 정치의 격변”(미 블룸버그통신)이 몰아치고 있다.

‘반(反) 이민’ 외치는 극우 스웨덴민주당 원내 제2당으로
1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 개표가 99% 이상 이뤄진 가운데 스웨덴민주당과 온건당·기독민주당·자유당이 손잡은 우파 연합이 총 349석 중 176석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졌다. 스웨덴 사회민주당 등 집권 중도좌파연합(173석)을 3석 차이로 따돌리고 8년 만의 정권 교체가 확실시되고 있다. 중도좌파연합을 이끄는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패배를 인정하고 사의를 밝혔다.

스웨덴민주당은 득표율 20.6%로 우파연합 내 제1당, 원내 제2당에 올라서게 됐다. 2010년 총선에서 의회에 입성한 스웨덴민주당은 당내 인사들 일부가 네오나치 및 인종주의 관련 활동에 연루돼 있다는 꼬리표 탓에 주류 정치에서 외면받아왔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스웨덴에 몰려온 이민 물결에 대한 반감을 발판 삼아 정계의 변방에서 주류로 올라섰다. 2015년을 전후한 유럽 난민 위기 당시 스웨덴은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15만명이 넘는 난민들을 받아들였다.

2005년 26세의 나이로 당권을 잡은 지미 오케손(43) 스웨덴민주당 대표는 무슬림 이민자들을 향해 “2차대전 이후 최대 위협”이라고 일갈하며 반(反) 이민 정서를 자극했다. 이후 인종차별적인 언사를 누그러뜨렸지만, 난민 수용 제한과 외국인 범죄자 추방 등 이민 물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
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 AFP 연합뉴스
범죄 형량 강화와 친(親) 원전 등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편에서는 당내 인종주의에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고 낙태 반대와 유럽연합(EU) 탈퇴 등 극단적인 입장을 철회하며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2010년 총선에서는 득표율이 5.7%에 그쳤지만 2014년에는 12.9%로 뛰어올라 원내 제3당이 됐고 2018년에는 17.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급격하게 세를 불렸다.

무슬림 이민자의 급증과 잇따르는 총기 범죄, 에너지 대란과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이 스웨덴 정치의 우경화로 이어지면서 스웨덴민주당의 약진을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은 스웨덴민주당이 노동자 계층 남성을 중심으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오케손 대표는 “스웨덴의 안전을 재구축하는 과제를 건설적이고 주도적으로 이끌 것”이라면서 “스웨덴을 최우선으로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무솔리니 이후 첫 극우 총리’ 예고
마테오 살비니(오른쪽부터) ‘동맹’ 대표와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형제당’ 대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진이탈리아’ 대표. 오는 9월 이탈리아에서 실시되는 조기 총선에서 이들 세 우파 정당의 연합이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로이터 연합뉴스
마테오 살비니(오른쪽부터) ‘동맹’ 대표와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형제당’ 대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진이탈리아’ 대표. 오는 9월 이탈리아에서 실시되는 조기 총선에서 이들 세 우파 정당의 연합이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로이터 연합뉴스
25일 치러지는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네오 파시즘에 이념적 뿌리를 둔 조르자 멜로니(45)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가 이끄는 우파연합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멜로니 대표는 지중해를 통한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북아프리카 해안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파시즘은 지난 이야기”라면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일축하고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찬성하며 EU에 반기를 드는 유럽의 다른 극우 지도자들과 스스로를 차별화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EU로부터 2000억 유로의 코로나19 회복 기금을 받는 대신 개혁 과제를 이행해야 하는 합의를 수정하겠다면서 EU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는 스웨덴민주당을 지지하며 자신의 트위터에 “유럽의 모든 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되돌리기를 열망한다”고 썼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에 부는 우파의 물결이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對) 러시아 제재에서 EU의 단결을 흔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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