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협에 獨·佛·폴란드 “유럽 안보 강화”… 삼각동맹 부활 조짐

트럼프 위협에 獨·佛·폴란드 “유럽 안보 강화”… 삼각동맹 부활 조짐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4-02-14 02:49
업데이트 2024-02-14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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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나토 공격 용인’ 발언 여진

정상들 ‘삼총사’ 언급… 결속 다짐
투스크 “EU, 군사강국 거듭나야”
마크롱 “무기 생산, 방위산업 강화”
숄츠 “누구도 안보 갖고 놀수 없다”
외무장관들 ‘바이마르 동맹’ 논의

트럼프 “평등해야” 방위비 또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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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축제에 ‘나치 문양 美국기 든 트럼프’ 인형
獨축제에 ‘나치 문양 美국기 든 트럼프’ 인형 12일(현지시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로젠몬타크’ 카니발 퍼레이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인형이 행진에 참여해 시내를 지나가고 있다. 이 인형은 독일 나치의 상징인 만자 모양으로 오려진 미국 국기를 들고 있다. 지난 1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기겠다는 발언을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뒤셀도르프 AP 연합뉴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공격 용인’ 발언이 끝없는 여진을 낳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폴란드 정상을 중심으로 유럽 국가들의 군사협력 강화를 촉구하면서 3국이 협력하는 ‘삼각동맹’도 부활시킬 조짐이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차례로 만나 ‘유럽연합(EU)이 미국 없이도 군사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콘웨이 선거 유세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지불하지 않는 나토 동맹국은 보호해 주지 않겠다”면서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독려하겠다”고도 해 파장을 불렀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의 투스크 총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를 인용했다. 그는 “삼총사에 나오는 ‘모두는 하나를 위해, 하나는 모두를 위해’라는 구호가 선명하게 울려 퍼지는 곳이 바로 파리”라면서 “EU는 스스로의 힘으로 군사강국이 돼야 한다. (27개국으로 이뤄진) 우리가 러시아보다 군사적으로 약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EU 방어를 위한) 무기 생산은 유럽의 산업 기반과 군사적 역할을 강화하고 (EU를) 안보·국방 강국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숄츠 총리와 투스크 총리의 정상회담이 이어졌다. 숄츠 총리는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나토의 집단방어 원칙을 약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해 두겠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에만 이득이 된다. 누구도 유럽의 안보를 갖고 놀거나 거래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투스크 총리도 “유럽이 직면한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모든 이들에게 ‘찬물 샤워’(충격 요법)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날 3국 외무장관은 파리 외곽에서 따로 만나 ‘바이마르 삼각동맹’ 부활을 논의했다. 바이마르 삼각동맹은 세 나라 간 협력을 촉진하고자 1991년 독일 바이마르에서 창설한 역내 동맹으로, 간헐적인 3국 정상회담으로 명맥을 유지해 왔다. 2011년 회담이 마지막일 정도로 유명무실했던 삼각동맹 부활을 추진하는 것은 러시아를 실질적 군사 위협으로 판단하고 이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나토보다 1000억 달러(약 133조원) 이상 더 많은 금액으로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다”면서 “나토는 평등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국의 반발에도 유럽의 방위비 분담을 강조하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취지다.
류지영 기자
2024-02-1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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