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톡톡]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와의 대화’

[현장 톡톡]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와의 대화’

입력 2010-05-06 00:00
업데이트 2010-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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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 질문에 대답 척척… 관객과 직접소통

“비석의 연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모란병풍은 왜 89년만에 공개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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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 가득 꽃향기’ 특별전을 기획한 이혜경(맨왼쪽) 학예연구사가 89년 만에 공개된 10폭 모란병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방 안 가득 꽃향기’ 특별전을 기획한 이혜경(맨왼쪽) 학예연구사가 89년 만에 공개된 10폭 모란병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해설사의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관람객들이 질문을 쏟아낸다. 어린이들의 돌발 질문에도 해설사는 막힘없이 척척 답변한다. 똑같은 질문이 몇 차례 반복되자 아예 “답을 따로 만들어 유물 옆에 붙여놓겠다.”고 약속까지한다. 이런 ‘공약’이 가능한 것은 그가 일반 문화유산해설사가 아니라 전시를 직접 기획한 큐레이터이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이런 풍경이 벌어진다. ‘큐레이터와의 대화’ 시간이다. 2006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4년을 맞았다. 전시를 총괄기획한 큐레이터가 직접 나와 해설을 들려주고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지금까지 2만 8000여명이 찾은 박물관 ‘인기상품’이다. 새달 말쯤이면 200회를 돌파한다.

고고관, 미술관, 역사관, 아시아관 등 전시관별로 담당 큐레이터가 관람객을 인솔한다. 인원은 선착순 50명으로 제한된다. 신청은 현장에서 하면 된다. 30분간 진행되며 A(오후 6시30분), B(오후 7시30분) 시간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매주 참석한다는 관람객 이정은(66·여)씨는 “큐레이터의 기획의도 등을 설명듣다보면 작품 이해를 넘어 유물 배치 등 전시 전체를 조망하는 눈이 생긴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반갑기는 큐레이터들도 마찬가지다.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은 까닭이다. 박물관의 최성애 학예연구사는 “관람객들과 대화하다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미비점을 깨닫게 되고, 전시 아이디어도 얻게 된다.”고 장점을 전했다. 큐레이터가 직접 수준높은 해설을 제공하다보니 문화유산해설사들도 관객으로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전인지 학예연구관은 “박물관과 시민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고 큐레이터의 실력향상에도 도움될 뿐 아니라 교육자료 축적 효과도 있어 1석3조”라며 “반응이 무척 좋아 지방으로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달부터 국립춘천박물관은 첫째, 셋째, 다섯째 토요일에, 국립부여박물관은 둘째, 넷째 토요일에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광주박물관도 학교 연계 프로그램의 하나로 도입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원조’답게 박물관장이나 선임 큐레이터와의 대화 등 특별 이벤트도 마련할 계획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05-0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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