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의 기술 】안제름 그륀 지음 오래된미래 펴냄
이른바 저출산 고령화 추세다. 2000년 노인인구 7%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08년에는 노인 인구가 500만명을 돌파했다.2018년에는 노인 인구가 14%를 넘어서 본격적인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전문가들과 위정자들의 법석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구석이 있다. 구매력 감소와 소비위축, 기업투자 감소 등의 경제적 문제와 함께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복지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의 준비는 국가와 사회의 몫만은 아니다. 개인은 다른 측면에서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 ‘노년의 기술’(김진아 옮김, 오래된미래 펴냄)은 우아하게 잘 늙는 방법을 일러주는 책이다. 베네딕트 수도회 수도사이자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영적 조언자인 안제름 그륀이 썼다. 그륀은 사람이 늙어가며 겪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새롭게 발전된 자신을 발견하고, 시기에 맞는 도전의 대상을 찾고, 익숙한 사람과 이별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 등 여러 상황을 보여주며 마음 수행을 돕는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라고 노래한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이 말해주듯 늙는다는 것은 석화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노년은 자신의 진짜 모습과 대면해야 하는 도전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왠지 내 삶에 거치적거리는 것만 같은 배우자와 함께 읽은 뒤 모처럼 손 꼭 맞잡고 분위기 잡으며 “우리, 잘 늙어갑시다.”라고 말하면 “주책”이라고 타박하면서도 좋아하지 않을까. 점점 더 작아지고 외로워지는 부모님 곁에 슬며시 놓아둬도 좋을 책이다. 1만 45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10-08-07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