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다는 착각/마이클 샌델 지음/함규진 옮김/미래엔 와이즈베리/420쪽/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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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열심히 노력하면 보장받을 수 있다’는 시스템의 작동이다. 하지만 그 약속과는 달리 계층 간 이동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불평등만 심화된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며 ‘아빠 찬스’, ‘유리천장’ 같은 부조리도 자주 들먹거려진다.
![마이클 샌델 교수](https://img.seoul.co.kr/img/upload/2020/11/26/SSI_20201126175200_O2.jpg)
![마이클 샌델 교수](https://img.seoul.co.kr//img/upload/2020/11/26/SSI_20201126175200.jpg)
마이클 샌델 교수
“승자에게 오만을, 패자에게 굴욕을 준다”는 능력주의 비판의 첫 대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엉망으로 대처한 트럼프 행정부다. 2016년 선거에서 능력주의 엘리트에 대한 대중의 감정을 성공적으로 이용했던 트럼프는 코로나19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가 필요한데도 오히려 분열을 부추겼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의 한국어판에 적은 글. “한국 독자들과 공정 사회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대화를 지속하길 기대한다”고 썼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0/11/26/SSI_20201126230658_O2.jpg)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의 한국어판에 적은 글. “한국 독자들과 공정 사회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대화를 지속하길 기대한다”고 썼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0/11/26/SSI_20201126230658.jpg)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의 한국어판에 적은 글. “한국 독자들과 공정 사회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대화를 지속하길 기대한다”고 썼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원 모두, 하원의원은 95%가 대학 학위를 갖고 있다. 노동계층 혹은 서비스산업이나 사무직 근무자가 의회에 진입한 경우는 2%에 불과하다. 샌델은 “학력이 떨어지는 자들보다 가장 뛰어나고 가장 똑똑한 자들이 정치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은 능력주의적 교만에 기초한 허구”라고 잘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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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능력주의를 해체할지, 수선해 보강할지는 독자의 몫으로 돌린다. 운이 주는 능력 이상의 과실을 인정하고 겸손한 마인드로 연대하며 일 자체의 존엄성을 더 가치 있게 바라볼 것을 해결책으로 남겼다. 학위는 없지만 우리 사회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사람들, 자신의 일을 통해 부양가족과 공동체에 기여하는 사람들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옮긴이 함규진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한국은 유난히 치열한 능력주의를 종교처럼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그 너머를 볼 때”라며 “각자의 개성과 꿈이 세상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말이 불편한 지혜가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 방법에 대해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쓰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20-11-27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