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장벽 무너진 곳에 ‘통일염원’ 한국 전통門

베를린장벽 무너진 곳에 ‘통일염원’ 한국 전통門

입력 2015-11-10 10:10
업데이트 2015-11-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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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벽 실물 보존된 광장에 한국전통의 문 기념물 세웠다

“토어 아우프!(문을 열어라!)”

9일(현지시간) 독일의 수도 베를린 시내 ‘1989년 11월 9일 광장’에 당시 동독인들이 외쳤던 이 구호가 다시 울려퍼졌다. 이곳은 정확히 26년 전 그날 베를린장벽 붕괴를 이끈 첫 장벽 통로 개방으로 유명한 보른홀머 거리의 일부다.

최근 숨진 귄터 샤보브스키 당시 동독 정치국 공보서기는 당일 동독인들에게 서독 여행이 즉각 가능한 것으로 인식되는 발표를 하고, 이후 보른홀머 거리로 몰려든 동독 인파의 위세에 밀려 국경수비대원들이 통로를 개방하면서 장벽은 무너졌다. 그런 역사적 의미가 있는 이날 오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원장 박명규)이 장벽 실물이 보존된 광장에서 한국 전통의 문(門)을 조형한 기념물 제막식을 열었다.

이번 설치 조형물은 ‘통일을 위한 소통의 시작’을 상징화한 것으로, 한 달 여 제작 기간을 포함한 1년 간 작업 끝에 이날 존재를 알렸다. 작품은 이용덕 서울대 미대 학장 등 다섯 명의 예술적 노고로 완성됐다.

박명규 원장은 개회사에서 “세계사적으로 베를린장벽의 붕괴는 냉전을 붕괴시킨 사건 아니냐”면서 “장벽이 붕괴된 오늘 바로 그 장소에 우리 조형물이 설치된 것은 의미가 각별하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상량문을 읽는 과정에선 참석자 30여 명과 ‘토어 아우프’를 함께 외치고 “독일 통일의 기운이 동아시아로, 한반도로, 북한땅으로 흘러넘쳐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 통일의 날이 속히 오기를 삼가 축원한다”고 했다.

그는 행사에 앞서 연합뉴스에 “앞으로 이 조형물은 3개월 동안 광장에 설치되고 나서 지금 장소에 존치되거나 다른 베를린 시내로 옮겨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업 주독일 한국대사관 공사는 독일 통일 25주년인 올해 독일로부터 통일의 교훈을 얻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통일과 평화에 대한 기대를 되새기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이경수 주독 대사의 축사를 대독했다.

후버트 슈타로스테 베를린시 문화재청 기념물보호 담당관은 축사에서 “지금 이곳이 세계사를 바꾼 장소”라며 장벽 붕괴의 의미를 되새기고는 “이런 행사를 갖는 것은 분단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음을 강조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후 손에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면서 조형물 문을 통과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한국학 연구소장과 악셀 클라우스마이어 베를린장벽재단 대표, 교포 20여 명 등이 참석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과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는 다음날인 10일 베를린자유대에서 ‘평화와 통일을 위한 예술과 문화’를 주제로 한·독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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