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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야근·추가근무… 50대에 건강 후회한다[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30대에 야근·추가근무… 50대에 건강 후회한다[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4-04-04 03:00
업데이트 2024-04-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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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 근무 부정적 영향 누적
신체·정신적 건강 급격히 악화
수면 질 낮고 우울 증상도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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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부터 야근, 초과 근무가 잦은 사람은 50세 이후 심혈관 질환과 우울증 등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언스플래시 제공
젊어서부터 야근, 초과 근무가 잦은 사람은 50세 이후 심혈관 질환과 우울증 등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언스플래시 제공
국제노동기구(ILO) 산하 국제노동사무국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노동자 5명 중 1명이 주 48시간 이상 일한다고 합니다. 한국은 2018년부터 주당 법정 근로 시간을 연장근로 12시간을 포함해 52시간으로 단축했습니다. 그렇지만 기업들은 52시간 근무를 강제하는 것은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된다고 여전히 근로 시간 유연화를 주장합니다.

많은 연구가 장시간 근무나 야근의 건강상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뉴욕대 연구팀이 잦은 초과 근무와 야근이 노년기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4월 4일자에 실렸습니다.

서구 사회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 정규 근무 시간 외 추가 근무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은 물론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1년 캐나다 연구진은 업무 스트레스가 많고 장시간 근무, 야근이 잦은 이들은 심장마비가 쉽게 발생하고 치료 후에도 재발 우려가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연구팀은 1979년 전미 청소년 종단 추적 조사(NLSY79)에 참여한 22세 남녀 7336명을 대상으로 30년 동안 장기 추적 조사를 했습니다. 연구팀은 20~30대 시절 근무 형태가 50세 이후 수면 상태, 신체 건강, 정신 건강에 미친 영향에 특히 주목했습니다.

조사 대상의 26%는 ‘9-5’라는 표준 근무 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는 직업을 가졌으며 35%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표준 근무 시간을 지켰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렇지만 29%는 처음에는 표준 근무 시간을 지키다가 야간 근무, 연장 근무가 잦은 일로 바뀌었고 10%는 마땅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분석 결과 9-5 근무 시간을 지킨 사람보다 근무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추가 근무, 야근이 잦은 사람들은 수면 시간이 짧고 수면의 질도 낮았으며 50세 이후 우울 증상을 호소할 가능성이 더 컸습니다. 특히 20대에는 정상 근무 패턴을 보이다가 30대부터 근무 시간이 불규칙하게 바뀐 사람들이 50대 이후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겠지만 학력이 낮거나 저소득층은 근무 패턴이 불규칙한 직업을 갖는 경우가 많고, 그에 따라 50세 이후 건강 상태도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를 이끈 웬지 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젊은 시절 근무 패턴이 중년 이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 준다”고 말했습니다. 한 교수는 “불규칙한 근무 패턴은 육체적·정신적 피로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평생 누적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를 보면 장시간 근무와 야근같이 근무 시간이 불규칙하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쳐 보건의료 관련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게 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근무 시간이 가장 긴 축에 속하는 한국에서도 고민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2024-04-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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