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총리 해임건의안 ‘충돌’

친이-친박, 총리 해임건의안 ‘충돌’

입력 2010-02-05 00:00
업데이트 2010-02-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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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한나라당내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이번에는 정운찬 총리 해임건의안을 놓고 다시 한번 충돌했다.

 정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라는 점에서 만약 해임건의안에 여당 구성원인 친박계 의원들이 가세할 경우 한나라당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분당 사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일은 정 총리가 4일 대정부질문에서 “자기 정치집단의 보스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세종시 찬반 입장이) 달라져 안타깝다”고 말한 데 대해 친박계가 반발하면서 시작됐지만 한달간 계속된 세종시 정국에서 양 계파간 감정의 골이 회복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친박계의 정 총리에 대한 반감은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친박 의원은 “세종시 원안 내용도 잘 모르면서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이 계속 총리직에 남아있으면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되고 국정에도 도움이 안된다”며 “해임건의안이 제출되면 국회의원의 양심을 걸고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 의원도 “정 총리가 다른 국정에 관심도 없고 오직 세종시 문제에만 매달린데다 그조차도 각종 분란만 일으킨다”라며 “요새 총리의 행동을 보면 해임건의안에 같이 할 가능성이 많다”고 공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문제에 대한 친박계의 ‘거친 반대’에 감정이 상할대로 상한 친이계는 폭발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이 의원은 “진짜 해임건의안에 동조한다면 그건 갈라서자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정 총리를 인신공격하는 걸 보고 같은 당이라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이 같은 당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다른 친이 의원도 “그렇게 되면 정 총리가 죽는 게 아니라 친박계가 죽는 것”이라며 “제발 그렇게 좀 하면 좋겠다.해임건의안 찬성표가 야당 표보다 훨씬 많이 나와서 친박들이 (야당에) 동조하는 게 드러나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고만장이다”,“웃기고 있다”,“분당.탈당 준비하는 거냐”와 같은 감정적 표현도 잇따랐다.

 물론 친이계와 친박계 다수는 현실적으로 이런 일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분당’이라는 너무나 큰 정치적 위험이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총리의 막말 답변에 크게 흥분한 의원들이 많지만 해임건의안 찬성 부분이 친박 내에서 조직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며 “정 총리의 자중을 촉구하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친이계인 장광근 전 사무총장도 “같은 식구들끼리도 입장 때문에 날선 말들이 오갈 수 있지만 이는 정책적 시각차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이를 해임건의안 동조로 판단하면 너무 극단적이다.그렇게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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