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 중 목숨을 잃은 고(故) 한주호 준위에게 뒤늦게나마 격(格)에 맞는 훈장이 추서될 방침이다.





☞ [사진] 살신성인 故한주호 준위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군인”이라며 최고의 예우를 갖추라고 지시했고, 군은 장례식 형태를 당초 해군작전사령부장(3일장)에서 해군장(5일장)으로 격상했다. 보상금도 교전 중 전사자 수준으로 상향됐다.

　이에 따라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한 준위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며 영정 앞에 그에게 수여된 보국훈장 광복장을 올려놓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이 훈장이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기 시작했다. 그의 희생정신을 기리기에는 보국훈장 광복장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일반적으로 광복장은 33년 이상 군생활을 한 위관급 이하와 5급 이하 군무원에게 준다. 한 준위는 올해 군생활이 35년째라 2년 뒤에 전역하면 자동으로 광복장을 받게 돼있다.

　이 때문에 “예정됐던 훈장을 미리 앞당겨서 주면서 정부가 생색을 냈다.”면서 정부를 질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보국훈장 등급변경을 위한 네티즌의 서명운동도 일어났다. 자신을 전직해군이라 소개한 네티즌 ‘junXXX’는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충성을 다하신 분께 대한 예우로 국가에서 해준다는 것이 고작 그것이었는가. 어느 누구의 결정이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라며 광복장보다 상위 등급의 훈장이 추서가 될 수 있도록 뜻을 모으자고 글을 썼다.

　이처럼 논란이 확대됐지만 정부는 그동안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한마디에 상황이 급변했다.

　2일 오전 고인의 빈소를 찾은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통상적 활동 중에 사고를 당한 게 아니라 전투 상황에 준하는 만큼 예우하는 게 마땅하다.”면서 “무공훈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국방부는 즉시 대통령 지시 이행 검토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준위에게 보국훈장 추서와 별도로 무공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민들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회사원 정모(49)씨는 “이제라도 정부가 정신을 차린 것 같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훈장 수여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는 게 있었다면 고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