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경로정치’…올해 원로 18명 생일상 차려줘

김정은의 ‘경로정치’…올해 원로 18명 생일상 차려줘

입력 2015-11-04 07:33
업데이트 2015-11-0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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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진 교수 “효심 자극해 체제 다지려는 전략적 의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들어 ‘항일 빨치산’ 출신 등의 원로들에게 생일상을 차려주고 선물을 보내는 ‘경로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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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에 보도된 ’북한 김정은 생일상’
노동신문에 보도된 ’북한 김정은 생일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사이트에 3일자로 보도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원로에게 생일상을 보낸 내용이다. 노동신문은 ’항일혁명투사 김철만동지가 받아안은 은정어린 생일상’이란 글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흔다섯번째의 생일을 맞이한 항일혁명투사 김철만 동지에게 은정어린 생일상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가 4일 북한 주요 언론매체들의 보도를 분석한 결과, 김 제1위원장은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최소한 원로 18명에게 생일상을 보냈다. 또 그때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제1위원장의 생일상 전달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지난 2일과 3일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노동신문 등에는 김 제1위원장이 “아흔다섯 번째의 생일을 맞이한 항일혁명투사 김철만에게 은정어린 생일상을 보냈다”는 기사가 잇따라 실렸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김철만에게 김정일 훈장과 김정일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도 줬다.

조선중앙통신 등은 1920년 태어난 김철만이 “조선인민혁명군 대원으로 성장해 조국해방 위업실현에 적극 이바지했고,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 시기 영웅적 위훈을 세웠으며 전후에도 혁명의 총대를 틀어잡고 당과 수령을 옹위해왔다”고 치켜세웠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지난 8월 22일에는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리정인에게 100세 축하 생일상을 보냈다.

리정인은 일제강점기에 김일성 주석, 그의 아내 김정숙 등과 함께 항일 운동을 했던 ‘혁명 1세대’로 김일성 훈장과 김정일 훈장, 노력영웅 칭호 등을 받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설명했다.

올해 100번째 생일을 맞은 리순녀 할머니와 박길녀 할머니도 9월과 10월에 김 제1위원장으로부터 생일상을 받았다.

두 할머니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때 북한 체제와 노동당 수호를 위해 헌신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선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들 외에도 70∼90번째 생일을 맞은 김책공업종합대학 연구사 조덕희, 함흥화학공업종합대학 교원 한기범, 조선산업미술정보교류사 미술가 김성근 등에게 생일상을 차려줬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백살 장수자들이 늘어난다’란 글에서 “올해에만도 평양시와 함흥시, 남포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백돌 생일을 맞은 장수자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이 보내준 은정어린 생일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인민들의 평균 수명은 해방 전에 비해 2배로 늘어났다”며 “도시와 농촌 어디 가나 60청춘, 90환갑을 노래하며 여생을 즐겁게 보내는 장수자들의 행복 넘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자찬했다.

김 제1위원장이 항일 빨치산 출신 등 원로급 인사들에게 생일상을 차려주는 것은 자신의 백두혈통을 부각시켜 대를 이은 충성을 유도하는 한편 경로사상을 강조함으로써 가부장적 사회주의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평균수명 연장 등을 내세워 북한 의료복지의 우월성 선전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항일 빨치산 세대나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들을 찾는 것은 주민들에게 일종의 효심을 자극해 체제를 결속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이 정통성을 가진 계승자란 것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고 이들 선대가 해왔던 국가 발전의 노력을 끝까지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지도자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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