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파견 北노동자 1년에 200∼3천달러 밖에 못받는다”

“연해주 파견 北노동자 1년에 200∼3천달러 밖에 못받는다”

입력 2015-11-04 07:34
업데이트 2015-11-0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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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현지 실태 보고서…”관리인은 5만∼10만 달러”

최근 외화벌이에 동원된 북한 노동자의 ‘강제노동’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러시아 연해주 지역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실태에 관한 보고서가 나왔다.

이애리아 일본 와세다대 교수와 이창호 한양대 글로벌다문화연구원 연구교수가 4일 통일연구원의 ‘통일나침반’ 시리즈로 발표한 ‘연해주 지역 북한 노동자의 실태와 인권’ 보고서에 따르면 연해주에 파견된 일반적인 북한 노동자의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공제한 연간 수입은 최소 미화 200달러에서 최대 3천달러 수준이다.

보고서는 일반적인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을 출발할 때 교통비, 비자 수수료, 기숙사 식비 등 명목으로 1천 달러 가량의 빚을 지며, 국가에 내야하는 ‘계획분’은 월 240달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계약 이행 과정에서 연해주내 러시아 업체와 북한 노동자 관리회사간 임금 체불도 잦은 상황”이라며 “북한 노동자나 관리회사는 체불 임금을 받기 위해 현지 조직폭력배를 고용하는 등의 비합법적 방법도 동원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러시아 북한사업소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노동자가 외부 자본주의에 물드는 일”이라며 “군대식 위계를 갖추고 서로 감시하도록 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열악한 처지의 노동자와 달리 “북한 건설회사 대표나 관리인(현장소장 포함) 등은 노동자들로부터 받는 뇌물과 사적 작업장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입 등을 합쳐 연간 5만~10만 달러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현지에서 고급차의 대명사로 꼽히는 도요타 ‘랜드크루저’(중고차 6만~7만 달러)를 타고 다니는 경우도 흔하다”고 소개했다.

이애리아 교수와 이창호 연구교수는 지난해 9∼11월 3차례에 걸친 연해주 현지 조사와 북한이탈주민 인터뷰, 전문가 워크숍 등을 거쳐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창호 연구교수는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강제와 자발적 선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행태를 보인다”며 “’인권침해’나 ‘자유노동’의 일방적 시각으로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으로서 파견 자체가 도전이며 체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면서 “북한은 노동자 인권 문제가 국제적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큰 만큼 파견이 지속가능하도록 기본적 인권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루즈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5만 명이 넘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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