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사과’ 의원정수 늘리나…한자릿수 확대 ‘눈치보기’

‘금단의 사과’ 의원정수 늘리나…한자릿수 확대 ‘눈치보기’

입력 2015-11-12 12:23
수정 2015-11-1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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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역구 확대-野 비례 축소불가 맞서자 막판 증원 합의 가능성 ”여론 부담되지만 여야 모두 수용할 방안은 정수 확대뿐”

여야간 선거구 획정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여야가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으로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선거구 획정안을 확정하는 법정시한을 하루 남긴 12일 낮에 만나 사흘째 담판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서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4년간 인구증가와 현재 3대1 이내인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 1이내로 줄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유로 내세워 지역구수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비례대표 감축을 주장하는 반면, 여당인 새정치연합은 비례대표 감축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대로 국회의원 정수를 300석을 유지하면서 헌법재판소의 ‘인구편차 2대 1’ 기준을 충족하려면 농어촌 지역구 감소 또는 비례대표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딜레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과 절충 가능한 방안으로 비례대표 수를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농어촌 지역구 통폐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원정수를 한자릿수 내에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도 겉으론 ‘의원정수 300명 유지’ 당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농어촌을 포함한 지역구 감소를 최소화하면서 여야 간 합의로 내년 ‘총선룰’을 정하려면 야당에 내어줄 수 있는 카드는 약간 명의 의원정수 증원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구 획정 논의 초반 야당을 중심으로 의원정수 확대안이 나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여야 정치권에서 그동안 의원정수 증원 언급은 사실상 금기시돼왔다.

그러나 선거구획정 협상이 시한에 쫓기면서 여야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소 2∼3석, 최대 5∼7석의 범위에서 의원정수를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역대 사례를 보더라도 13대 총선을 앞두고 현재의 299명으로 증원된 이래 외환위기 사태가 터졌던 2000년 16대 총선을 제외하면 그동안 의원정수는 꾸준히 늘어왔다.

16대 총선 직전 여론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의원정수를 299명에서 273명 줄였을 뿐 17대 총선을 앞두고는 299명으로 원상회복 시켰다.

18대 총선에서도 ‘표의 등가성’ 문제가 제기되자 의원정수를 299석으로 유지하면서도 비례대표를 2석 줄이는 대신에 지역구를 2곳 늘렸고,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세종특별자치시가 지역구로 추가되면서 선거구 협상이 난항에 부딪히자 19대 국회에 한해 예외적으로 300명으로 1명 더 늘린 상태다.

현재 우리 헌법에서는 ‘의원 수는 200명 이상으로 한다’(제41조)고 포괄해 규정하고 있고, 공직선거법에서는 최대 299명으로 명시(제21조)하고 있다.

한 정개특위 위원은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론이 부담되긴 하지만 결국 여야가 모두 웃을 방안은 의원정수 확대뿐이라는데 암묵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막판에 의원정수를 소폭 늘리는 쪽으로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의원 정수 증원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거세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고민이 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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