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회담 수석대표 격(格)·의제 놓고 신경전 펼칠듯

남북, 당국회담 수석대표 격(格)·의제 놓고 신경전 펼칠듯

입력 2015-11-20 15:42
업데이트 2015-11-2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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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통일장관-통전부장 희망…北,통일장관-조평통 국장 염두

‘8·25 합의’의 핵심 합의사항인 남북 당국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남측의 당국회담 실무접촉 제안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북측이 20일 실무접촉을 하자고 제안했고, 남측이 이를 즉각 수용하면서 오는 26일 판문점에서 회담 준비를 위한 당국자 접촉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과 북이 실무접촉 과정에서 당국회담의 수석대표의 격(格)과 의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어 당국회담의 개최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이번 실무접촉에는 우리측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 등 3명이 참석하고 북측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 등 3명이 나온다”며 “당국회담의 형식과 개최 시기 및 장소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21일과 24일, 10월 30일 세 차례에 걸쳐 당국회담 실무접촉을 제안하는 전통문을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로 북측 김양건 노동당 비서(통일전선부장)에게 보냈다.

이는 남측 통일장관과 북측 통전부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이른바 ‘통-통 라인’ 회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25일 판문점 고위당국자접촉 때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상대가 김양건 통전부장이었기 때문에 통-통 라인 수장의 회담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북측은 이날 당국회담 실무접촉을 오는 26일 갖자고 제안하면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명의로 통일부로 보냈다. 이는 당국회담이 성사되더라도 통일부 장관의 상대는 조평통 서기국장을 내보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013년 6월 당국회담 실무접촉 때 회담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대립하다가 남북회담이 무산된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 제기되고 있다.

당시 북측이 당국회담 수석대표로 조평통 서기국장을 내세우자 우리 정부는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조평통 서기국장은 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통일부 차관으로 수석대표를 변경했고, 북측이 이에 반발해 회담 무산을 통보한 바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실무접촉이 열려도 2013년 6월처럼 남북이 다시 당국회담 수석대표의 ‘격’ 문제를 놓고 대립한다면 남북 관계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김양건 비서가 당국회담에 직접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대한 다양한 대응 방안 수립도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과 북은 당국회담에서 다룰 의제를 놓고도 대립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측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반면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양측간에 의제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큰 틀에서 북한 핵 문제도 의제에 넣자고 할 수 있고, 북한은 핵 문제는 6자 회담 사안이라면서 대북전단 살포, 금강산 관광 재개, 5·24 조치 해제도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당국회담 의제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서신교환, 생사확인 등이 포인트가 될 것이고, 이에 더해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 남북 주요 현안들이 논의될 수 있다”며 양측이 원하는 의제가 모두 포함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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