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쉰 “中, 김정은 수소폭탄 발언뒤 관람객 격 낮춰”
13일 대북전문가들은 모란봉악단이 공연 시작 몇 시간 전에 갑자기 귀국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만큼 공연 취소 이유가 김 제1위원장의 존엄 훼손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모란봉악단은 지난 2012년 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결성됐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과 관련해 공연 연장 이야기가 오갈 정도로 반향이 컸는데 갑자기 취소한 것은 ‘최고 존엄’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 등도 이날 북한의 공연 취소 이유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수소폭탄 발언 관람객의 격에 대한 충돌 탈북자 발생 가능성 중국 언론의 김 제1위원장의 여자친구에 대한 지나친 관심 김정일 사망일(12월 17일) 애도 때문으로 추측했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악단이 베이징에 도착한 지난 10일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한 뒤 중국 당국이 공연관람 인사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같은 당 정치국원(지도자급)에서 부부장급(차관급)으로 격을 3~4단계 떨어트렸다는 것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도 익명의 중국정부 측 인사를 인용, “조선(북한)은 당초 중국에 시 주석이나 리 총리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중국이 이에 동의하지 않고 한 명의 정치국원이 참석하는 안을 제시했다”며 “조선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공연단이 기차를 타고 베이징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고 그는 전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업무 측면에서의 (상호) ‘소통연결’(溝通銜接·커뮤니케이션) 때문에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과거 경색관계에서 벗어나 개선 여지를 보이던 중국과의 관계에서 중국 지도부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고 돌연 귀국함으로서 위기를 맡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