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창당 이후 최대 위기
대선 패배 이후 당 재건 작업에 한창이던 국민의당이 ‘문준용씨 제보 조작’ 파문으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아직까지 지도부 개입은 선을 긋고 있지만 증거 조작 혐의를 받는 당원 이유미씨가 주장하는 ‘윗선 지시’ 여부가 사실로 드러나면 치명타가 불가피해 보인다.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2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심각한 표정으로 ‘대통령 선거 제보 조작 사건’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철 원내대표, 박 비대위원장, 김유정 대변인, 박지원 전 대표.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와 관련된 허위 내용을 제보한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가 지난 26일 서울남부지검에서 긴급체포돼 구치소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지난해 4·13 총선 리베이트 의혹으로 당이 송두리째 휘청거렸던 국민의당은 1년 만에 또다시 ‘대형 악재’에 직면한 것이다. 당장 두 달 앞으로 다가온 8·27 전당대회부터 찬물이 끼얹어진 분위기다. 대선 이후 한 자릿수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내 지지 기반이었던 호남 민심의 이탈 흐름도 심상치 않다.
국민의당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당분간 대여 강경 투쟁에 나서지 못하면 원내 3당으로서의 입지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이번 사태가 범여권발(發) 정계개편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경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다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대선 직후 일부 호남계 의원들과 원로들은 민주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주장했다. 실제 황주홍 의원은 이날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명색이 공당에서 이런 끔찍한 범죄 행위를 획책했다니 국민의당 소속이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서도 제보 조작 파문 수습책 및 통합론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당의 존폐가 걸린 심각한 사안”이라며 “8월 전대를 전후로 본격적으로 민주당과의 연대·통합론이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7-06-28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